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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insky

(1899)
화마를 이겨낸 천년고찰 낙산사  2005년 4월 양양산불은 사람과 육지를 할퀴며 지나갔다. 당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1300년의 역사를 지닌 천년고찰 낙산사로 아름다웠던 자연경관과 건물들이 소실되고 말았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불은 불교적으로 새로운 탄생을 의미한다. 기독교가 불이 최후의 심판인 것에 비해 불교는 불로 인해 지금의 내가 사라지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난다는 윤회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불이 낙산사를 집어삼켰다. 그리고 2011년 4월 낙산사를 찾았고 그곳에서 나는 작은 감동을 받았다. 낙산사는 불로 인해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낙산사를 올라가는 길은 몇 갈래가 있는 것 같다. 내가 선택한 것은 낙산 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커다란 주차장에서 유스호스텔 옆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 주변이 아직 공사 중으..
미국에서 방영되는 ‘김치 연대기’ 미국 공영방송인 PBS를 통해 한국 음식과 문화를 탐방하는 13부작 푸드멘터리 ‘김치 연대기(Kimchi Chronicles with Marja Vongerichten)’가 8일부터 두 달여 일정으로 방송된다. 프랑스의 유명한 장 조지라는 요리사와 그의 한국인 아내 마르자(말자의 서양식 이름)가 주인공. 특히 시선을 끄는 것은 전국 각지의 유명 음식과 관광지도 함께 소개되며, 혼혈로 입양된 마르자가 가족을 찾는 모습도 소개된다고 한다. 프리뷰에는 제주도 몸국이 나오는데 장 조지가 너무나 맛나게 먹으며 델리셔스를 연발한다. 또 마르자는 새마을식당의 7분 김치찌개를 소개한다. 장 조지와 마르자는 이렇게 먹어본 음식을 재현한다. 자신들만의 해석을 통해 원작에 충실하면서 맛있는 음식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이 프..
홍대앞 맛집, 시로 Shi-ro 홍대앞에서 한창 놀던 어린시절 홍대앞 골목골목은 나의 독무대였다. 당시 그 골목은 무척 커보였는데 그곳을 떠난지 13년이 지나고 바라보니 얼마나 오밀조밀한지 ^^ 그래도 일년에 두서너번 계절마다 한번씩은 그곳을 찾는다. 이유는 회귀본능 때문이다. 마치 알을 낳기 위해 자신이 태어난 강을 상처 투성이로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이유없이 바라는 것 없이 내가 자란 그 골목을 찾는다. 예전에는 주택가로 조용했던 곳이 지금은 모조리 식당과 술집, 커피숍 등이 들어섰다. 오늘 찾은 곳은 예전 기억으로는 흉가가 있던 모퉁이 집 부근이었다. 지금은 그 흉가를 헐고 빌딩이 들어섰는데 그곳에 스시집이 오픈을 했다. 이름하여 시로(Shi-ro). 하필 선배형이 부르는 내 애칭이 시로인데 우연이라기에는 너무 재미있다. 가게..
골프장 필로스 GC 라운딩 후기 / 경기도 포천 달력은 봄이지만, 기온은 계속 겨울이던 지난 3월 어느날. 가평에 있는 필로스 골프클럽에서 한차례 라운딩을 가졌다. 필로스 GC는 처음 가보는 골프장으로 서울에서의 접근성도 괜찮은 편이고, 골프장 인프라도 좋았다. 아직 잔디가 올라오지 않아 코스에 대해 코멘트를 하기는 애매하지만, 주변 경치가 참 멋졌던 기억이다. 산 위에 있는 골프장의 특성상 주변 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1번 홀 우측에 보이던 호수가 특히 인상적이다. 이날은 바람이 심하게 불었고, 기온도 3월 중순치고는 무척 추운편으로 제 스코어가 나올 수는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저 잔디를 본 것으로 만족했다. 이날은 드라이버는 괜찮았지만, 아이언 문제가 심각했다. 예전에는 반대였는데 힘이 들어가면 바로 뒷땅이다. 필로스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홀 주변..
정자동 맛집, 직접 해먹는 스시 나마비 Namabi 분당의 청담동이라고 하는 정자동. 네이버 부근에 있는 나마비 Namabi라는 퓨전 일식집 참 괜찮다. 음식점의 기본인 음식의 퀄리티가 높다. 퓨전 일식집답게 전체적으로 이자까야 메뉴와 일식 그리고 모든 메뉴의 적당한 한식화의 발란스를 잘 맞추고 있다. 단, 이 집의 최대 약점은 음식이 아닌 주차 문제이다. 주상복합 1층에 있지만, 워낙 많은 매장이 있고 지하에 토다이가 있어 주말에는 주차 전쟁이 벌어진다. 저녁에는 차라리 도로 양 옆으로 갓길 주차를 하는 것이 편하다. 오샤베리 스시가 바로 직접 만들어 먹는 초밥(스시)이다. 2인용이 기본이며 45,000원. 초밥을 추가하게 되면 5천원을 더 받는다. 아마도 일본의 가정에서는 스시를 이런 식으로도 먹는가보다. 스시에 필요한 회와 초밥 그리고 김 등이 함께..
새로운 도장 영접, 영각재 지난주 문득 새로운 도장을 파고 싶어졌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도장에 특별히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낡은 모습에서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묻어 나왔다. 세월의 무게만큼 각인된 내 이름 석자는 힘이 떨어져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도장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어디에서 할까? 무슨 소재로 할까를 고민한 끝에 연각재를 생각해냈다. 아는 지인이 책도장과 인감도장을 모두 만든 곳으로 지금은 어느 산자락 밑으로 이사를 하신 분이 인터넷을 통해서만 주문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은 기억이 났다. 블로그에 있는 연각재를 찾아 멋진 돌로 만든 도장을 주문했다. 지금까지 가져본 도장 중 가장 비싼 것이었지만, 그 멋과 기운에 이끌려 주문을 하고 말았다. 1만원 정도 한다는 전통 인주도 같이 주문 했는데 나중에 보니 중국..
양양 맛집, 등불 불고기 버섯전골 양양으로 취재를 갔던 3월 어느 날. 무료한 일요일 오후에 도착한 리조트에는 한가한 봄 햇살만이 눈부시게 옷깃을 흔든다. 막상 당일 행사는 없어 오후 일정이 편해지니 갑자기 맛집 탐험을 해보고 싶어졌다. 무작정 0번을 눌러 프런트를 연결했다. 괜찮은 맛집을 소개해달라는 손님의 요구에 프론트 직원은 서슴없이 '등불'을 추천한다. 오케! 함 가보자! 차에 올라 내비게이션에서 등불을 검색하니 허걱. 내비게이션에도 나올 정도의 지명도. 기대 만발이다. 국도를 타고 낙산쪽으로 가다가 낙산해수욕장 입구에서 U턴. 양양시내로 오다 보니 오른편에 등불이라는 세로형 간판이 큼지막하게 서 있다. 그곳에서 약 50미터를 마을쪽으로 들어서니 일반 가정집 같은 곳에 등불이라는 가게가 자리 잡고 있다. 단출한 방에 들어와 앉아 ..
다카마쓰의 명물 사누키 우동을 맛보다 처음 다카마쓰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면서 놀랐던 장면. 여기저기 우동가게가 난리가 아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이 아닌가? 일본 영화 [우동]에서 봤던 그 거리 그 풍경이었다. 알고보니 다카마쓰가 바로 일본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이었던 것. 사누키가 바로 다카마쓰가 있는 가가와 현의 옛 지명이라고 한다. 나오시마 섬으로 들어가는 페리를 타야해서 일단 빠르게 지나갔지만 반드시 가기 전에 본고장 사누키 우동을 먹겠다는 일념으로 드디어 마지막 날 마지막 점심을 사누키 우동으로 하게 되었다. 무슨 일만 생기면 '다이조부데스까?(괜찮으십니까?)'를 외치는 택시 기사님의 안내로 '사(さ)'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집으로 들어갔다. 매장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고 그 건너편에는 수타로 면을 뽑는 공..
서판교 맛집, 정직주방 (Honesty Kitchen) 판교로 이사온지 벌써 4달이 넘어갔다. 막 새롭게 들어서고 있는 지역이라서 그런지 아직 기반시설이 부족한 편. 빌딩도 상가도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이런 판교에도 미용실과 편의점 그리고 음식점은 그나마 많은 편. 하지만 그렇게 많은데도 맛집이라고 할만한 곳은 별로 없다. 그러던 중 서판교에 최근 발견한 괜찮은 식당 정직주방(Honesty Kitchen)을 소개한다. 퓨전식 일식을 표방하는 정직주방은 모던한 룩앤필이다. 두터운 나무문을 밀고 들어가면 정면에 주방과 곳곳에 테이블이 보인다. 정직주방 메뉴판의 특징은 종류가 많다는 것이다. 이자까야처럼 안주가 될만한 것과 식사로는 일본식 라면에서부터 돈부리, 초밥과 튀김, 한국식 비빔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날 수술한지 얼마 안되었기에 조금 무리해서 이..
나오시마 길거리에서 만난 고양이 나오시마 주택가에는 유난히 고양이가 많다. 마치 고양이 천국에라도 온 것 같다. 길에서 마주친 고양이는 따스한 햇살을 향해 배를 보여주며 돌아 눕기도 한다. 지나가는 고양이와 눈을 마주치기도 하고 멀리서 다른 고양이가 나타나면 귀를 쫑끗 세우기도 한다. 주택가 골목에는 고양이 그림도 그려져 있고, 고양이 카페도 있다. 같이 갔던 포토그래퍼 선생님에게 한 고양이가 어깨를 부비며 아는 척을 한다. 이게 고양이인지? 아니면 강아지인지? 잠시 헷갈리는 순간이다. 돌아가야하는 날 주택가를 한 바퀴 돌고 고양이와 눈을 마주치니 나오시마에 대한 정이 마치 결정적인 양념을 뿌린 것처럼 풍성해졌다. 나오시마 유일의 택시 기사님과 사진도 찍고 그렇게 나오시마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다카마츠로 건너오는 페리를 타는 순..
3D TV와 3D 안경 그리고 제임스 카메룬 집에 있는 TV는 S사의 3D TV. 3D TV가 막 등장할 무렵 성급한 마음으로 질렀다. 그리고 1년이 지나는데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다. 솔직히 3D TV라고는 하지만 즐길만한 컨텐츠가 없어 3D 안경은 TV 받침대 서랍에 들어가 있는데, 이사하는 과정에서 안경을 그만 살짝 밟는 참변이 일어났다. 볼 것도 없이 안경은 장렬하게 서거했다. S사의 3D TV는 셔터글라스 방식으로 3D를 구현한다. 이말은 좀 쉽게 말해 안경 자체에 일종의 셔터가 달려 있어 좌우 눈을 서로 번갈아 가려주는 것을 통해 3D 시각효과를 느끼게 해주는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3D 안경에는 배터리도 들어가고 파워 버튼도 있다. 시력 교정용 안경을 쓴 상태에서 3D 안경을 쓰니 조금 불편했지만, 그래도 3D 안경이 아주 쉽게 깨져..
조이의 변신은 무죄 지난 2월 우리집 막내로 입양된 '조이(JOY)' 말티즈 숫컷으로 이제 태어난지 5개월. 최근 이런저런 주사 맞느라고 힘들더니 그래도 이제는 산책을 나갈 수 있을 정도로 항체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미용을 했는데.. 이거 원 완전히 다른 녀석이 되었다. ^^ 미용전 미용후
나오시마에서의 멋진 만찬, 테라스 나오시마 베네세 하우스에는 다양한 시설이 분산되어 있다. 숙박과 예술품이 접목되어 있는 파크, 비치, 뮤지엄과 오발이 메인이고, 레스토랑은 뮤지엄 지하에 한 곳 그리고 테라스라는 전문 레스토랑이 한 곳 있다. 오늘 소개할 곳은 숙박객을 위해 조식 뷔페가 제공되고 점심과 저녁 만찬이 가능한 테라스라는 곳. 해변에 위치해 있고 옆에는 커다란 해송이 테라스에 그늘을 만들어주는 등 전망과 주변 환경은 예술이다. 만찬은 풀코스로 나왔는데 일본식 + 프랑스식 퓨전 코스요리였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요리하기 힘든 장어를 색다른 맛으로 승화시킨 것과 부드러운 스테이크의 육질 그리고 새콤달콤했던 에피타이저. 서비스나 요리 전반은 아주 훌륭한 수준. 함께 했던 대부분의 동반자들도 요리 수준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
나오시마 베네세 하우스 주변 미술관 둘러보기 예술의 섬 나오시마에서 주인공은 미술관이다. 베네세 하우스에 있는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과 세계 최초로 지하에 조성된 미술관인 지추미술관 그리고 대한민국 화가인 이우환미술관이 지근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나오시마에 있는 베네세 하우스가 구축한 미술관은 그림만 관람하는 것이 아닌 그림과 그것이 담고 있는 미술관 그리고 그 미술관을 담고 있는 나오시마라는 자연이 혼연일체가 되는 아주 독특하고 강렬한 정신적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 있다. 미술관 관람 자체만으로도 꼭 다시 한번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당시 느꼈던 감동이 되살아나 벅차오는 것을 느낀다. 아쉬운 것은 미술관 안에서는 사진이 금지되어 있다. 그 이유는 작품에 대한 관리문제도 있지만, 가만히 보면 관람하는 방법적으로 사진을..
나오시마 섬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호텔 '오발(OVAL)' 예술의 섬 나오시마에는 베네세 하우스라는 멋진 호텔이 있습니다. 이 호텔의 특징은 대형으로 큰 건물을 만들기보다 섬 전체의 조형에 어울리게 개별 호텔을 동으로 분리해 설계한 것이죠. 메인인 베네세 하우스부터 시작해 해변가에 위치한 비치, 미술관 속에 객실이 있는 뮤지엄 그리고 베네세 하우스 뒷산 정상에 동그란 원호를 그리며 객실을 만들어 놓은 오발(OVAL)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비수기에는 선택이 가능하지만, 성수기에는 거의 객실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 곳이죠. 그럴만한 이유가 워낙 객실이 많지 않아 수용인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오시마에 가실거라면 꼭 베네세 하우스 중 한 곳에서는 머물러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오발은 미술관 2층에서 올라가는 모노레일을 타야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모노레일이..
일본 나오시마 시골 카레집 시나몬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나오시마 곳곳을 돌다보니 배가 출출해졌다. 시골이고 섬이라서 뭔가 특별한 것이 있으려나 고민하던 중 타고 다니던 택시 기사가 추천해주는 곳으로 결정. 메뉴는 카레. 동행 모두가 좋아하는 메뉴. 찾아간 가게는 홍대앞에서 보던 작은 길거리 가게처럼 아담하고 예뻤다. 주인장은 젊은 남자와 젊은 여자 두 사람. 여자가 주로 서빙을 담당하고 요리는 남자가 담당하는 것을 보니 듀엣 레스토랑인 것 같다. 시골이지만 모든 것이 참 정갈하다. 일본 사람의 성격처럼 말이다. 단촐하게 메뉴를 내미는데 맨 첫줄에 있는 나오시마 카레를 선택. 카레는 크게 두 종류 주문이 가능하다. 단맛과 매우맛. 그리고 우리식으로 꼽빼기는 100엔이 추가된다. 나오시마 카레 가격이 1천엔이 조금 못되었지만 일행 대부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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