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도착한 것은 10월의 마지막 밤. 서울에서 스케줄을 대략 정하고 왔기에 망설임 없이 저녁 식사 장소를 향해 차를 몰았습니다. 찾아간 곳은 제주도 흑돼지 오겹살 숯불구이집 다훈이네. 위치는 제주시 노형동이라고 하는데 서울 촌놈인 우리 일행은 도저히 위치를 알 수 없었습니다. 전화 안내를 받고 내비게이션에 노형우체국을 찍고 가는데 근처에서 영 헤매게 되더군요. 제주도 렌터카에 있는 내비게이션의 디테일이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빛을 발휘한 것은 인간 더듬이. 결국, 감으로 방향을 잡아 직진하니 바로 도로변에 가게가 있더군요.
전체적으로 가게는 숯불구이집 답더군요. 숯불구이 냄새가 적당히 배어 있는 가운데 자리를 잡고 흑돼지 오겹살을 주문했죠. 소주는 지역 소주 브랜드 한라산물 순한소주를 시켰습니다. 기본찬으로 나오는 것은 서울과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특이한 것은 게장 인심이 아주 넉넉했습니다. 담아주기도 많이 담아주시고 계속 리필도 해주시더군요. 우리의 게장 귀신 토양이님이 제일 잘 드시더만요.
곧이어 오늘의 주인공이 등장했습니다. 와인숙성인지 약간의 와인색을 띄고 있는데 보기에도 아주 실하니 맛있어 보였습니다. 서빙해주시는 분이 고기를 다 구워주시더군요. 먹기 좋게 잘라주기까지 하시고 먹는 동안 계속 지켜봐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서울에서 먹던 흑돼지의 맛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더군요. 제주 흑돼지 오겹살을 먹고 나니 솔직히 서울에서 삼겹살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질 것 같다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4인분을 게눈 감추듯 먹고 나서 2인분을 추가해 먹었는데도 아직 들어갈 배가 있더군요. 서빙해주시는 분이 양념갈비를 서비스로 주셔서 그것까지 다 먹었습니다. 역시 양념갈비보다는 깔끔한 흑돼지 오겹살이 훨씬 맛있더군요. 기본찬으로 나왔던 열무김치가 맛있었는데, 마침 디저트로 열무국수가 있다고 해서 과감히 열무국수도 주문을 넣었습니다. 잘 익은 열무김치에 알맞게 삶은 국수를 넣고 양념장을 살짝 넣어 먹는데 고기를 먹은 후의 감칠맛이 좋더군요.
제주 도착 첫 번째 식사가 대성공을 거두는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맛은 사람마다 조금씩 느끼는 차이가 있을 테고 서비스도 마찬가지라 다른 분이 갔을 때도 저와 같은 감동을 하실지는 미지수지만, 이 집에 가시게 된다면 꼭 흑돼지 오겹살과 열무국수 드셔 보길 권합니다.
상호 : 다훈이네 숯불갈비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노형동 1065-1 (노형우체국 옆)
전화 : 064-744-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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