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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만두가 예술인 오구반점 _ 을지로3가

먹고마시고

by 음식문화연구가 푸드라이터 2008. 2. 1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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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을 시키면 서비스로 따라오는 군만두. 그래서 그런지 군만두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지 이미 오래인 듯싶습니다. 주연이어야 하지만 늘 조연일 수밖에 없는 군만두의 운명. 그러나 영화가 주연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는 것처럼 역시 중국집에 이 군만두가 없다면 정말 허전할 수밖에 없죠. ^^

솔직히 만두만 먹고살라고 해도 그럴 자신이 있을 정도로 만두를 좋아합니다. 2005년 중국 출장에서는 산처럼 만두를 쌓아놓고 먹었던 추억도 있습니다. 지난 1월 말경 아는 분의 소개로 을지로 3가에 있다는 만두명가 ‘오구반점’을 찾아갔습니다. 이미 인터넷에서도 꽤 유명한 집이더군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그런 중국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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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3가 1번, 2번 출구 사이에 있습니다.

군만두를 특히 잘한다고 해서 당근 ‘군만두’와 ‘짬뽕’을 주문했습니다. 보통은 자장면을 먹었을텐데 이날은 날도 춥고 따끈한 짬뽕이 당기더군요. 점심때가 되니 손님들이 물밀듯 밀려들더군요.

만두는 다양한 재료가 잘 어우러져야 하고 또한 그것을 모두 하나로 모아주는 만두피의 완성도도 높아야 하는 아주 까다로운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료의 배합 과정에서 조금만 균형이 깨져도 형편없는 맛으로 변해버리기 때문이죠. 또한, 아무리 재료가 잘되어도 만두피가 너무 얇거나 두꺼우면 식감을 망치고 맛을 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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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죽여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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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우면서도 바삭한 느낌이 너무 좋더군요.

한마디로 오구반점의 군만두는 재료와 만두피 모두가 균형이 잘 잡혀 있어 입에서 풍기는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바삭하면서 말랑거리는 특유의 느낌이 그 맛을 더욱 풍미 있게 해주더군요. 보통 동네 중국 음식점의 경우 대량으로 만들어진 군만두를 공급받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인 맛일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인 굽는 과정에서 맛에 대한 배려가 없다 보니 겉이 타버리거나 만두 특유의 육즙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러니 서비스로 오는 군만두에 대한 평가가 좋을 턱이 없죠.(서비스 만두는 거의 기름에 튀겨내는 수준이죠.. ㅜ.ㅜ)

그러나 오구반점의 군만두는 제대로 구웠으면서도 육즙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그 비법은 집에서도 해볼만큼 비교적 간단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만두를 적당히 구운 후 프라이팬에 물을 조금 넣고 습기가 만두에 스며들도록 뚜껑을 덮어줍니다. 그렇게 되면 겉은 바삭하지만 육즙이 남아 말랑해지는 최고의 군만두가 됩니다. 물론 그 타이밍과 물의 량이 노하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구반점의 정말 환상적인 군만두를 먹고 있는데 짬뽕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군만두의 명성에 비해 짬뽕은 좀 문제가 있더군요. 이날 무척 춥기는 했으나 국물이 식어 있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원래 가장 좋은 짬뽕은 짬뽕 하나를 만들 때마다 별도로 국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면은 자장면에 쓰는 것과 같기에 크게 문제가 없으나 짬뽕은 국물에서 승패가 갈리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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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은 음식은 아무리 맛나다고 해도.. 영...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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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것은 동반자께서 먹은 삼선짬뽕

평상시 너무 질 높은 짬뽕을 먹다 보니 오구반점 짬뽕에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지만 군만두는 아주 예술이었습니다. ^^ 다음에는 요리도 한번 먹어봐야겠습니다.

이 집 상호인 ‘오구반점’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더군요. 이 집이 한 장소에서 꽤 오랫동안 영업을 해오고 있는데 주소가 을지로3가 5-9번지라는 것 그리고 세무서에 등록된 주인장 성함이 ‘왕오구’라는 것. 한우물을 파면 이런 정성도 생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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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가 도대체 몇게인가? 아쉬운 것은 전화번호..ㅋㅋ

하여간 주인장 어르신 군만두 정말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

[오구반점 / 중국음식점 / 군만두]
전화 : 02-2267-0516, 0517
찾아가는 길 : 을지로 3가 역 1번과 2번 출구 사이 청계천 방향으로 10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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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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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2.15 00:53
    아 배고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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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2.15 08:59
    오늘 점심은 만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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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2.15 13:29
    엇, 이거 어제 윤ㅈㅎ 이사님께서 입이닳도록 칭찬하던 그 만두닷!
    왕오구 사장님이 하는 반점에 꼭 가봐야겠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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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2.15 13:47
    이름 멋져요! 군만두는 먹고 싶어도 잘 못 시켜먹겠더라구요. 제가 시킬라하면 꽁짜로 주는 거 왜 시키냐고 뭐라그러는데 꽁짜로 줄만큼 시켜먹질 않으니 당췌 먹을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걍 시켜먹었져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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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2.16 13:00
    부추 군만두라고 불러야 제격인듯 싶은 오구반점 군만두.
    1. 처음 꺠물을때 느끼는 치감이 바삭, 그 다음은 부드러운 만두피.
    - 흔히들 접하게 되는 몽땅 튀겨낸 아삭한 야끼만두와는 다르죠.
    (주방장이 블로그 주인장께서 말씀하신 조리법을 고수하는듯)
    2. 부추가 주는 입안의 향기
    - 돼지고기와 부추이 조화는 고기의 맛을 높이며 고기 누릿내를
    제거하는 상호상승작용에 있는데 부추와 고기의 조화가 훌륭 합니다.
    3. 당면을 사용 않는다! 한 입 베어물었을때의 정갈함
    - 한입 베어 물고 젓가락에 들린 만두를 보면
    당면이나 김치등 삐죽 삐죽 너덜 너덜한 만두속이 없이
    곱게 다진 고기와 만두속 덕분에 깔끔하게 끊어지는 만두의 모양

    이상의 맛으로 오구반점 군만두는 을지로 시청 근방에서 군만두의
    지존이 아닌가 합니다. 주변에 딘타이펑과 난시앙 등
    강력 포스의 소룡포집도 있지만 ^^

    명동 CGV 맞은편 취천루 만두에 필적하는 맛입니다.
    다만 취천루에는 군만두가 없죠^^

    경쟁자가 있다면 명동 꽁시면관의 지짐만두인데
    지짐만두는 팬에 기름을 두르고 앞뒤로 구워내는데
    식감이나 내용물의 맛 등에서 오구반점의 압승이고,

    SK텔레콤 본사(을지로2가) 지하에 있는 중식당 홍차우에도
    군만두가 있는데 나름 깔끔 합니다만, 오구반점의 군만두가
    그보다 훌륭 합니다. 도심권에선 제왕의 자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오구반점의 면류들은 고무줄을 끊어 먹는듯한 기뎨우동 면발인데
    참 실망 스럽습니다. 자장이나 짬뽕국물을 오히려 퇴색시키는 ...
    다른 메뉴는 맛ㅂ지 못해 잘 모르겠구요.

    제 입가에 침이 돌게하는 좋은식당인데
    정말 좋은곳을 소개 하셨습니다.
    블로그 주인장의 입맛에 경의를 표하고 경배를 드리며 ..

    더 좋은곳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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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2.17 09:05
    아내가 만두 킬러인데... 오늘은 이곳 한 번 다녀오고 싶어용~
    중국 출장에서 만두 산처럼 쌓아 놓고 드셨다는 부분에,
    저도 왠지 모를 동질감이~~
    중국 만두 넘 맛있어용~

    오구반점 이름에 그런 뜻이 있었네용~~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앞으로 자주 뵐께요~
    rss 살짝 등록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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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3.18 12:10
    이태원에 있는 쟈니 덤플링도 한 번 추천 드리고 싶네요.
    생긴 지 얼마 안 되서 조용하고, 군만두를 1인분도 정성스럽게 구워서 주고요,
    야끼교자로 알려져서 일본 관광객들도 소문 듣고 찾아오더군요.
    새우 물만두도 참 괜챦았고요,
    위치는 6호선 이태원역 4번 출구로 나와서 왼쪽으로 돌아서,
    오른쪽 첫 번째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