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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마시고

베이징에서 즐긴 베이징덕 _ 전취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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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인가에 북경을 방문했었습니다. 출장이었지만 틈을 내서 별미도 먹고 다녔죠. ^^ 오늘 TV에 나오는 북경오리를 보고 이 포스트가 생각났습니다. 예전 블로그에 남아 있던 것을 다시 옮겨왔습니다. 시차가 있으니 감안하고 읽으시길...(중간 중간 조금 업데이트 했습니다.)

중국에 가면 꼭 '베이징덕'을 먹고 오라고 대부분이 추천하더군요. 뭐든 잘 먹는 편이고 또 날개 달린 것(곤충 빼고 ^^)을 워낙 좋아하기에 벼르고 별렸습니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어렵게 '베이징덕'으로는 북경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전취덕'의 본점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점심시간은 이미 끝난 상태. 알고 보니 점심과 저녁 영업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점심이 불과 1시 30분이 지나면 입장이 불가하다니 켁.. 어쩔 수가 없었다.. 기다리는 수 밖에... (업데이트 / 최근 이곳은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재개발에 들어가 완전히 벌판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본점은 어디로 이전했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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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최대의 체인점 '전취덕' 입구, 지금은 이전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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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옆에 있는 귀여운 오리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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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11시부터 1시30분까지, 저녁은 4시45분부터 8시까지만 입장 가능

기다리는동안 점심을 거를 수가 없어 간단히 교자(만두)를 퍼지게..ㅋㅋ 먹고 나서 찾아간 시간이 5시. 너무 만두를 많이 먹어 도대체 베이징덕을 제대로 맛볼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되더군요.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세트 메뉴가 있는데 그게 제일 양호하다고 해서 그걸 시켰습니다. 생각했던 것만큼 화려하다기보다는 홀의 스케일만 넓을 뿐 초반에 나오는 음식들은 다소 소박하게 느껴졌습니다. 자장면 먹을 때 처럼 춘장과 파를 썰어놓은 것 그리고 몇 가지 채소와 밀가루와 옥수수로 만든 부꾸미(전병)가 나오더군요. 잠시 후 드디어 주인공인 '베이징덕'이 등장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직접 카트에 밀고 와서 그 자리에서 살을 발라주었습니다. 큰 칼로 슥슥하는데 오! 이거 장난이 아닌ㅍ데라는 말이 입에서 저절로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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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베이징덕

먼저 오리 등 쪽 껍질을 썰어 내줍니다. 그런데 이게 양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한 마리에서 나오는 게 고작 열 점 미만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 녀석 그만큼 끝내주는 맛입니다. ^^ 바삭바삭한 게 과자 같은 느낌.. 세상에 이런 맛도 있구나! 정말 감탄을 하고 말았습니다. 만두를 먹어 이미 배가 불렀는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들어가더군요. ㅋㅋ그리고 이제 좌우 측을 균형 있게 칼로 나누며 맛난 살코기들은 발라줍니다. 보통 한 마리를 주문하면 등껍질 열 점 내외 그리고 살코기 두 접시 정도가 나오더군요. 이 정도인데도 거의 혼자 다 먹었을 정도입니다. 물론 입맛이 독특하신 분들에게는 잘 안 맞을 수도 있겠지만 전 세계인의 입을 사로잡은 요리인 만큼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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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껍질이 참 감칠 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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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와 채소 그리고 파를 함께 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른쪽 하얀 그릇은 바로 오리육수

전취덕 본점은 1864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한쪽 벽에는 그날까지 잡은 총 오리 수가 보기 좋게 걸려 있습니다. 무려 1억 1천 5백하고도 15만 693마리라고 하더군요. 제가 먹은 오리가 몇 번째 오리라는 증명서까지 줄 정도니..ㅋㅋ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이날 북경에는 오리의 거래가 중지되었습니다. 바로 조류인플루엔자 때문이라고 하는데.. 지금 3년이 자났지만 멀쩡하게 살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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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그날까지 이 집에서 희생된 오리수


<TIP>
보통 춘장에 찍어 먹어야 하는데 소금에 살짝 찍어 먹는 것도 고기 특유의 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어 좋습니다. 가게에서는 춘장만 주는데 별도로 주문을 하면 됩니다. 중국어를 몰라도 영어로 솔트라고 하면 가져다주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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