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방문 업데이트 / 추천 지속]
2008년 11월 14일(금) 다시 한번 가락점 다녀왔습니다. 대도식당은 역삼점은 사람이 무지 많던데 가락점은 비교적 한산하더군요. 저희가 찾아간 시간이 7시 30분 무렵인데 세 테이블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날도 역시 고기 4인분 먹어주고 볶음밥 2공기, 소맥 먹어줬습니다. 맛은 그대로입니다. ^^ 물론 1인당 객단가는 평균 3.5만원 정도이니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을 듯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퀄리티는 보장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
------------- 아래는 처음 방문했던 방문기 입니다. -------------
간혹 나이가 먹은 것이 절실히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언제냐고요? 뭐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지만 최근에 겪은 에피소드 하나는 바로 '생일'입니다. 아직은 상태가 좋아서 자기 생일까지는 읽어버리지 않지만, 친한 친구들 생일을 못 챙기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서글퍼지더군요.
파트너와 함께 사무실에서 좀 떨어진 가락시장 부근으로 출동했습니다. '대도식당'이라는 꽤 이름난 식당이 있다더군요. 예전부터 이름을 익히 들어한고 있었지만 막상 이번이 가보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메뉴는 등심.. 의사 선생님은 가급적 붉은 고기는 먹지 말라했는데 ^^
간판부터가 화려하더군요. 40년 전통 그리고 왕십리, 왠지 먹을 만하지 않을까라는 식욕이 40년이라는 단어에서 살짝 울려고 나오더군요. 재미있게도 이 날 생일을 맞은 파트너도 40 줄로 들어섰으니 나중에 생각했지만 오묘하더군요. 40 생일을 40년 전통의 식당에서 .. ^^
이 집은 등심을 썰어서 줍니다. 보통 고기 집은 등심을 통으로 줍니다. 그 이유는 사실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고기가 잘라서 나올 경우 손님들 등심이 아니라고 오해할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 하지만 고기를 미리 잘라주게 되면 지방 등을 분리해야하기에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 손해를 볼 수도 있다더군요. 하여간 대도식당의 특징은 등심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지방을 제거하고 1인분이 225g으로 다른 곳에 비해 량이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1인분 3만원이라는 가격까지 고려한다면 비슷한 곳도 오히려 저렴한 곳도 있을지 모르지만요. ^^
대도식당은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숯불을 이용하지는 않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동그란 쇠로 된 불판이 가스레인지 위로 올라옵니다. 얼핏 보면 뚜껑 없는 솥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생각해보니 일반 철판에 비해 상당한 메리트가 있더군요. 손님에게나 가게에게나 말이죠. 보통 구이 판은 평판이기에 기름이 튀면 주변이 온통 기름투성이가 되는데 이 집은 솥처럼 일정한 높이의 벽이 있어 그나마 주변으로 기름 확산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하더군요. 또 하나는 이게 솥의 역할을 하기에 먹은 후 그 솥을 이용해 다른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기를 먹으며 솥을 바꿀 필요가 없어 그것도 편하더군요.
일단 고기를 살짝 구워 함께 주는 파 무침과 함께 먹게 되는데 솔직히 고기 맛의 진수를 보시려면 파는 좋지 않습니다. 그냥 소금을 조금 찍어 먹는 것이 고기 맛을 정확히 보는 방법입니다. 파를 함께 먹는 것은 돼지고기의 경우는 괜찮지만 소고기를 파와 함께 먹으면 그 깊은 맛을 파가 몽땅 가져가기에 훌륭한 궁합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40년 전통이라니 한번 같이 먹어주었습니다.
고기를 적당히 썰어 나오니 일단 손님이나 종업원 입장에서 일이 하나 줄어듭니다. 프로세스 설계상으로 볼 때 상당히 효율적이죠. 가위도 필요 없습니다.. ^^ 등심은 워낙 살짝 익혀먹는 부위이므로 바로 맛을 보았습니다. 음. 고기 맛은 평균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별 5개 중 별 3개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인분의 량은 성인 남성 1명의 1인분과 딱 맞습니다. 그 이상 시키면 좀 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기를 다 먹고 보통은 냉면이나 된장찌개에 밥을 먹는 것이 어느덧 우리 고기 먹는 문화의 정석이 된 듯합니다. 그런데 이 집에는 비장의 무기가 있더군요. 한국인 누구나가 좋아하는 김치볶음밥입니다. 근데 이게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김치볶음밥이 아닌 김치볶음죽스러운 밥입니다. ^^ 일단 고기를 다 먹은 솥에 먹다 남은 파를 넣고 기름기를 닦아냅니다. 그리고 가져온 김치와 여러 양념을 섞어 만든 김치볶음양념을 넣고 끓여줍니다. (그 동안 쟁반을 덮어 놓더군요.) 그럼 김치볶음양념이 보글보글 끓습니다. 김치는 아주 충분히 익은 김치를 쓰기에 향이 새콤합니다. 그렇게 양념이 푹 익으면 그 다음 밥을 넣고 비벼줍니다. 솔직히 볶는 다기 보다는 양념과 비벼준다고 하는 게 적당한 표현 같습니다. 그리고 살짝 불을 약하게 하고 먹어줍니다. 나중에는 바닥에 아주 맛있는 김치볶음밥 누룽지가 생겨서 먹는 즐거움을 더욱 키워주더군요. ^^
이렇게 대도식당에서의 저녁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 집은 워낙 유명한 식당이고 또 프랜차이즈라서 다른 곳에 있는 분점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락점의 경우 괜찮았던 경험입니다. 고기도 량과 품질 다 평균 이상이었고 가격도 어찌 보면 상당히 저렴한 편이라고 해야겠죠.
40년 전통은 그냥 생기게 아닌가 봅니다. ^^
[대도식당 가락점]
주소 : 서울시 송파구 문정2동 150-4 국제빌딩 1층
전화 : 02-430-5345
주차 : 가게 바로 앞이 주차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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