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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니 날은 아직 흐렸다. 잠시 후 가느다란 햇살이 한 줄기 잠깐 비추더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하늘에는 구름이 걷히면서 정말 오랜만에 파란 하늘이 우리 가족을 맞아 주었다.오늘은 여행 일정으로 잡았던 도쿄 디즈니랜드를 가는 날이었기에 날씨가 정말이지 신경 쓰였는데 다행이지 싶었다.
더구나 주말까지 날이 좋다고 해서 아침 일찍 비행기를 연장했다. 이왕 온거 며칠 더 머물다 가자는 결론. 비행기를 옮기기 위해 대한항공 도쿄 대리점에 전화를 거니 일본 분이 전화를 받는다. 그런데 한국말을 못하신다고 ^^ 국적항공기를 타는데 구태여 외국 말 할 필요가 있나? (솔직히 말하면 머리가 아파서..ㅋ.ㅋ) 한국인 요청하니 금방 바꿔준다..^^ 그때가 금요일이고 짠이가족이 원래는 토요일 오후 비행기로 한국에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하루 남기고 연기가 가능할지 조마조마했으나 월요일 12시 비행기로 무사히 예약이 변경되었다. 이제는 마음 놓고 노는 일만 남았나?
친구의 집을 나서는데 전날까지 비가 내려서 그런지 거리는 먼지 한 점 없이 깨끗하고 하늘도 공기도 맑기가 그지 없었다.
디즈니랜드 찾아가기
도쿄에서 디즈니랜드를 가는 방법은 아마도 수십 가지는 될 것이다. 좋은 호텔의 경우에는 순환하는 버스가 있어 그냥 호텔에서 타고 편하게 가는 귀족풍 교통편도 있겠지만, 짠이가족처럼 헝그리 여행객들은 최소의 비용으로 갈 수 있다면 무엇을 마다하겠는가? 결국 선택한 최종 교통루트는 전철을 타고 버스로 갈아타는 코스. 와세다역에서 230엔을 주고 우라야스역까지 가서 거기서 230엔짜리 버스를 타는 방법. 이렇게 하면 만 원 미만으로 왕복 교통비가 해결된다.
우라야스역에서도 표지판이 비교적 잘 되어 있어 도쿄 디즈니랜드 가는 버스 타는 곳까지 쉽게 찾아갈 수 있다. 그 정류장에 서는 버스는 약 네 종류 정도가 있는데 그 중 디즈니랜드를 가는 버스와 디즈니씨를 가는 버스 등이 나뉘어 있으므로 잘 보고 타야 한다. 우리는 4번 버스를 타고 열심히 달려갔다. 그러던 중 갑자기 짠이엄마가 짠이를 데리고 내리는 것이 아닌가? 나는 짠이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줄 알고 급하게 내렸다. 막상 내리고 보니 도쿄 디즈니랜드를 운영하는 회사의 정문 앞. 짠이 엄마는 차내 방송에서 여기서 내려 돌아가면 빨리 갈 수 있다는 취지의 정보를 들어 급하게 내렸다고 한다.
그런데 밝혀진 것은 도쿄 디즈니랜드가 아닌 디즈니씨의 무슨무슨 호텔로 가는 방법. 이그… 결국 다시 230엔 주고 버스를 타야 하는데 정류장에서 우리가 버스를 탈까말까 망설이고 있었더니 회사 정문 앞에 있던 젊은 경비원이 다가와 도와주겠다고 한다. 그에게 정문을 물어보니 여기서 10분만 걸어가면 정문이 나온다나...ㅋㅋ 결국 도쿄 디즈니랜드 직원들이 출근하는 길을 거꾸로 짠이가족들은 거슬러 올라갔다.
플로리다 같은 아름다운 길을 따라 가다 보니 저 멀리 매표소가 나타났다.
Nikon FM, Nikkor 28mm f2.8
디즈니랜드는 다 큰 어른인 나도 들뜨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아주 어린 시절 일요일 아침마다 하던 디즈니 만화가 아직도 어렴풋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기 때문일까?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꿈의 공장 디즈니랜드로 걸어 들어갔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와는 달리 짐 검사도 하고 매표소에서 비자카드로 일일 패스를 5500엔에 구입을 했다. 여기서도 한국사람인 것을 알아보고는 한글로 된 안내서를 티켓과 함께 내밀어준다.^^
가이드북을 잘 활용하면 알찬 관람을 보장한다.
어른과 아이 모두의 꿈동산
입구를 들어서니 저 멀리 신델레라성이 보인다. 안내서의 지도를 펼치고 꼼꼼히 체크를 해가며 타고, 보고를 아주 열심히 수행(?)했다.
특히, 유니버설보다 더 친근한 탈 것과 볼 것들이 우리들을 유혹했다. 유니버설이 좀 더 젊은이들 취향이라면 디즈니랜드는 정말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구태여 점수를 준다면 유니버설은 80점 도쿄디즈니랜드는 95점 정도라고 할까? 물론 사람마다 그 느낌은 다를 것이다.
금요일이고 한 낮이었지만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정말 시끄럽고 매너없고 아주 골치덩어리들이었다. 어딜가나 길게 늘어선 줄.줄.줄..어느 나라나 놀이동산에서는 무조건 기다리는 게 장땡인가보다.
디즈니랜드에서도 평균 30분 기다리는 건 아주 양호한 수준, 새로 생긴 ‘곰돌이 푸’ 놀이시설에서는 무려 1시간 정도를 기다렸고 거의 마지막 관람 코스에 있는 토이스토리의 ‘버즈의 광속 우주총’이라는 놀이시설은 올해 4월 15일(여행기 당시는 2004년임)에 새롭게 개장한 곳인데 여기는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할지 대기예상시간을 나타내는 시계 조차 할 말을 잃고 있을 정도였다.
결국 전체를 다 돌고 나니 오후 7시. 우리가 디즈니랜드에 들어간 것이 약 오전 11시경이었으니 무려 8시간을 돌아다닌 것이 되었다. 날은 어둑어둑하고 사람들은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길거리 곳곳에 진을 치기 시작했다. 낮에 본 퍼레이드도 멋있었지만 밤에는 불꽃놀이와 반짝이는 전구의 물결로 더욱 볼만하다고 한다. 그래서 욕심을 내서 볼까 하다가 짠이와 짠이엄마가 힘들어해 다음기회로 미루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탔다. 하루 종일 기다리고 타고 또 기다리고 타고 했더니 머리가 띵하고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결국 친구 집으로 돌아오니 밤 11시가 훌쩍 넘었다. 그런데 짠이에게 해적권총 하나 사준 게 못내 맘에 걸린다. 공항을 어떻게 통과해야 할지…음.. 그러나 결국 이게 사단이 될 줄이야…ㅋ.ㅋ
(그런데 막상 사진을 고르다보니 너무 개인적이고 가족적인 사진 밖에 없네요..^^ 그래서 몇장 못올렸습니다..)
Nikon F60, Nikkor 50mm f1.4
Nikon F60, Nikkor 50mm f1.4
그래도 다 잠을 재운 후 나만 홀로 거리로 나와 야간 촬영을 했다.. 피곤한데 밤 촬영까지 요즘 사진에 단단히 미쳐가는 중인 것 같다… ^^
Nikon FM, Nikkor 28mm f2.8
Nikon FM, Nikkor 28mm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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