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아침, 짠이와 함께 조기를 게양하고 사이렌 소리와 함께 묵념을 했다. 짠이네는 전쟁에 대한 가족의 비극이 있어 6월이 되면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조기 게양과 묵념으로 추모의 의미를 다졌으니 휴일을 집에서 보낼 수는 없었다. 외출하기에는 좀 늦었지만 파주 헤이리를 향해 무작정 차를 몰았다. 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조금 걱정이 앞 섰지만, 길은 의외로 막히지 않고 차분했다. 메인 입구부터 차량이 줄을 서시오! 월드컵 4강의 주역들과 함께 한 짠이 헬보이 짠이.. ^^ 이런 가면도 사실 이젠 흔하죠. 헐크 짠이.. 이건 좀 어울리지 않나요?..ㅋㅋ 마법사 실물 인형과 함께 좀 쌩뚱맞긴 하지만 영화테마시설에는 공룡도 있습니다. 돈 낸다고 하니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저와 짠이는 들어갔어요..ㅜ.ㅜ
하지만 막상 통일전망대를 지나 헤이리 부근에 다다르자 교차로에 길게 늘어선 차량의 행렬이 보인다. 휴일에는 손님들이 많이 올 텐데 교통경찰 한 명 없는 것을 보니 파주시나 헤이리 측의 무성의에 약간 실망을 했다. 이 곳은 제목에서 말한 것처럼 참 규정하기가 좀 힘든 곳 같다. 일부는 주거공간이고 일부는 전시공간이며 일부는 카페이고 사무실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짜 테마파크같이 명확한 시스템에 의해 전체가 통제되는 것도 아닌 듯 하다. 일반 주차장이 손님들의 능력에 따라 운영되는 것을 보면 그렇다. 그러다 보니 사람이 많은 휴일은 주차하기 위한 전쟁이 함께 펼쳐진다. 여지없이 무매너 주차 차량 때문에 짠이네도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기고 간신히 주차를 했다. ^^
헤이리에 대한 선입관은 '사진 찍기 좋은 곳'이었다. 건물도 특이하고 건물마다 컨셉과 운영이 독립적이어서 창조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정도. 하지만 오늘 초반부터 그건 아닌데 라는 느낌이 팍 하고 밀려왔다. 건물마다 테마를 가진 전시를 하는데, 들어갈 때마다 입장료를 받았다. 이거 영수증도 없고 티켓도 없고 사업주에게는 아주 좋겠지만 여러모로 참 애매한 돈 거래가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그 수많은 전시와 박물관 마다 그럼 다 입장료가 있나? 거의 다 있다. 천원 한 장에서부터 오늘 짠이 혼자 들어간 악기박물관의 경우 무려 아이는 4천원, 어른은 5천원을 받고 있었다. 커피나 음료를 제공한다고 했지만 짠이는 전혀 제공받지 못하고 나왔다. ㅜ.ㅜ
헤이리를 첫 방문해서 뭐라고 하기 뭐하지만 그래도 순간 아쉬웠던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주차, 입출차, 방문객을 위한 안내 및 동선 소개 등 전체를 하나로 묶는 관리가 전혀 없다는
게 아쉬웠다.(개별 사유재산이기에 어쩔 수가 없을 것 같더군요.)
2) 볼거리가 약하다.
– 솔직히 처음 가서 본 것이지만 인상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아깝다, 이걸 다시 보러와야 하나?
추천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면 분명 문제가 아닐까 싶다.
3) 도무지 어디가 어디인지?
– 관리 시스템과 중복되는 문제, 도무지 어디가 어디인지 처음간 사람에겐 미로 같기만 하다.
4) 화장실 찾기가 바로 보물찾기
– 기본적인 생리현상도 참았다가 입장한 전시관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만약 그렇지 않은 경우
어떻게 해결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오늘 느낀 것은 이 정도인 것 같다. 다시 또 가면 무얼 어떻게 즐겨야 할지에 대해 참 고민스러울 것 같다. 근처 통일전망대가 훨씬 교육적으로 더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아쉽게도 너무 늦어 통일전망대는 들어가질 못했다. 하여간 헤이리… 여기를 다시 가야 할지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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