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지방으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렸더니 기운이 상쾌해지더군요. 일을 마치니 오후 5시... 일이 끝난 곳은 칠갑산 아래... 이거 서울을 가야하나..? 여기까지왔는데 너무 아쉽잖아... ^^ 어딜가지? 궁리해보니.. 다행스럽게 남당항이 가깝더군요... 불과 30분도 안걸려 남당항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아무 생각없이 갔었는데... 새조개 축제를 하고 있더군요.. ^^ 금요일 이른 저녁이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썰렁하고 쉬는 가게도 많았는데 시꺼먼 남자 두명이 참 처량도 하더군요.. ^^
너무 손님이 없어서 이리저리 방황을 좀 하다가 그나마 손님 있는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니 두 테이블에 손님이 있는데 모두 커플, 그들이 우리를 보면 이상하려나? 하여간 맛있는거 먹어보겠다는 욕심에 뭐 팔린 건 뒤로 했습니다.
이곳에서 새조개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천수만에서의 간척사업 이후부터 나오기 시작해 약 10년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예전에는 새조개가 전량 일본으로 수출될 정도로 귀한 녀석이었다더군요. 그러고 보니 어린시절 어머님이 일본 수출되는 포장 그래도 어디서 구해오셔서 먹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
왜 새조개인가 했더니 이 녀석을 보는 순간 바로 알겠더군요. 새의 부리와 아주 닮았습니다. 더구나 우리가 남당에서 잘 먹는 대하가 거의 양식인 것에 비해 새조개는 자연산이라고 합니다.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갯벌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수심 20-30미터 정도되는 바다로 나가서 저인망으로 잡는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가격이 장난 아닙니다.. 알려진 이야기로는 서울에서는 껍질을 포함해서 팔고 여기서는 껍질을 깐 조개살만으로 1Kg 단위로 팔더군요. 가격이 무려 4만원합니다...ㅜ.ㅜ 정말 비싸죠? 그리고 내장을 발라내고 나면 1Kg가 안되죠... 정말 귀한 조개를 먹었습니다.. ^^ 더구나 지금이 딱 제철이라서 살이 가장 많을 때라고 하더군요.. ^^
샤브샤브는 육수가 중요하죠. 일단 무와 파 그리고 시금치(?) 등이 올려진 아주 맑고 깨끗한 맛의 육수가 올라옵니다. 멸치와 다시마 등을 이용해 국물을 내는 것 같은데 안에는 바지락도 들어있더군요. ^^ 육수는 처음에는 별로 였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맛이 진해지더군요. 육수와 함께 나오는 반찬은 별반 기대할건 없는 것 같습니다. 대신 개불과 멍게가 나오는데 아.. 개불은 정말 싱싱하고 맛있더군요.
육수가 팔팔 끓으려고 하는 순간. 오늘의 주인공 새조개가 등장합니다. 방금 잡았기 때문에 아주 싱싱합니다. 집게로 잡으면 미끈거리고 육질이 단단하게 느껴집니다. 이제 육수에 넣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먹는건지 몰라서 한 두 개 정도를 집어 넣고 기다려봤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잘 모르겠더군요. ^^ 일단 준 가위로 조금 익은 새조개를 먹기 좋은 크기도 잘랐습니다. 그리고 야채와 함께 새조개를 집어서 초장에 살짝 찍어 먹었습니다.
오!!!! 이거이거!!!!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입이 즐거워지고 맘이 바다처럼 넓어집니다. 내가 마치 그 넓은 바다의 깊은 바닥 어디쯤에서 막 올라온 고기처럼 싱싱함으로 가득해집니다. 더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그 맛은 더 깊어지는데 참 묘한 녀석이더군요. 무슨 마술을 부리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
새조개 1kg이 눈깜짝 할 사이에 두 남자 입으로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배는 아직도 뭘 더 넣어달라고 시위를 하더군요. 이번에는 쭈꾸미를 공략해보기로 했습니다. 잠시 후 쭈꾸미 1kg이 공수되어 옵니다. 근데 이건 좀 많더군요. 절반만 시킬 걸... 그래도 배고픈 마음에 이 녀석들도 육수 속으로 바로 잠수 시킵니다.
재미있는 것은 쭈꾸미를 넣으니 육수가 점점 검정색으로 변해가더군요. 쭈꾸미는 역시 암놈이 맛있습니다. 특히 머리가 먹을만한데 알이 꽉찬 큰 머리가 바로 암놈이더군요.. ^^ 먹물도 맛있고.. 근데 이건 머리를 좀 남겼습니다. 배가 불러 도저히 못먹겠더군요. 제가 감기만 안걸렸어도 다 먹는건데...ㅜ.ㅜ 아쉽게 좀 남기고 왔습니다.
[갯마을 횟집] 011-9803-7117
(전국택배고속버스 서비스 한다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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