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낯선 지명이다. 은자골? 여기가 어디일까? 찾아보니 경북 상주하고 은척면에 위치한 곳이다. 경북 상주는 ‘삼백의 고을’이라고 해서 쌀과 누에, 곶감이 유명하다. 은자골 생 탁배기를 생산하는 곳은 은척양조장이라는 곳으로 현재 3대째 양조장을 이어 오는 곳이다.
막걸리의 핵심인 전통 누룩을 만드는 발효실도 3대째 계속 같은 곳에서 이어져 내려오고 있고, 백 년이 넘은 술독이 아직도 현역에서 막걸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탁배기라는 말이 낯선 분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경상도와 제주 지역에서는 막걸리를 탁배기라고 부르는 방언을 그대로 제품명에 가져다 쓴 것이 정겹다.
은자골 생 탁배기는 상주지역에서 나오는 상주 삼백쌀과 자체적으로 만드는 전통 누룩을 이용한다. 덕분에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최하는 우리술 품평회 생막걸리 부분에서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수상했다. 전통에서 나오는 쌀과 전통 방식을 고집하는 누룩으로 그 맛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양조장에서 전통 누룩을 만드는 곳이 아주 많지는 않다. 그 번거로움과 한결같음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척양조장은 3대가 이어오는 전통 누룩 제조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큰 재산인 것 같다. 전통 누룩의 힘으로 다량의 유산균과 효모를 듬뿍 머금고 뒤끝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날 처음 마셔본 은자골 생 탁배기는 도수가 5%, 1병의 용량은 750mL이며 주원료는 백미(국내산), 소맥분(미국/호주산), 정제수, 전분당, 국(밀), 누룩, 효소, 아스파탐(감미료/페닐알라딘 함유), 조제종국 등이다. 보통의 생막걸리처럼 가격은 1,500원 (물론, 판매처마다 다를 수 있음)
맛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정말 좋았다. 담백하고, 시원하면서 뒷맛이 깔끔하다. 그러다 보니 약간 기름진 음식과 먹으면 궁합이 아주 기막히다. 시음할 때도 기름진 파전과 함께했는데 그 궁합이 정말 좋았다. 시원하게 김치와 먹어도 좋을 듯하다. 원래 막걸리와 김치는 궁합을 보지 않아도 될 정도 아닌가.
은척양조장 (대표 임주원)은 양조장 자체가 하나의 관광지로 여겨진다. 다양한 체험과 시설 견학이 가능하고 현장에서 직접 막걸리 구매도 가능하다. 특히 지역 사회에서 의미 있는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상주지역 연탄은행 후원, 대한적십자사, 각 장애인 단체 등에 꾸준히 기부하는 활동을 하는 등 기업의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착한 기업이다.
최근에는 은척양조장이 우리밀로 제조하는 통밀주 특허를 내고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 마셔본 막걸리 중 수준급의 막걸리였다. 단맛은 크지 않은데 막걸리가 가진 고유의 단맛으로도 적당히 달다는 느낌이 전해진다. 더구나 청량하고 음식과의 궁합도 기막힌 점 등이 은척양조장 은자골 생 탁배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이유다.
누구에게나 강추한다. 막걸리 초보자나 마니아나 누구나 만족할만한 막걸리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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