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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 붉은 이슬 같은 술, 감홍로(甘紅露)

음식문화연구가 푸드라이터 2020. 10. 7. 09:46

육당 최남선이 조선의 3대 명주를 뽑은 적이 있다. 전북 정읍에서 나오는 죽력고 그리고 전북 전주에서 나오는 이강주에 이어 평양에서 만들어지던 감홍로가 바로 조선 3대 명주로 손꼽힌다. 술에 이슬이 붙은 것은 어쩌면 참이슬이 처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감홍로를 달고 붉은 이슬로 불렀으니 말이다. 

 

술이 이슬이 된 것은 벌써 조선시대 때부터인 듯하다. 특히 임금에게 진상되는 술에만 이슬 로(露)를 붙였다고 한다. 감홍로의 주재료는 용안육, 계피, 진피, 정향, 생강, 감초, 지초 등의 한약재이다. 그래서 첫맛은 약의 느낌이 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약주같다. 조선시대에도 양반 집에서는 약을 대신해 마실 정도로 활용했다고도 한다. 

 

감홍로에 들어간 계피는 동의보감에서 “속을 따뜻하게 하고 혈맥을 통하게 하며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런 계피의 효능과 함께 다양한 한약재의 느낌이 감홍로를 약처럼 활용하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구매한 제품은 360ml 유리병 제품으로 나름 보급형인 듯하다. 원래 감홍로는 700ml 도자기에 담긴 것이 제대로인데 일단 처음 맛보기 위해 유리병 보급형을 샀다. 도수는 40도 가격은 36,000원이다. 구매는 당연히 전통주 우리술이므로 온라인으로 샀다.

 

시음 / 리뷰 

 

일단, 솔직히 말씀드려 감홍로를 마시기 전에 이미 막걸리와 다른 약주를 마신 상태였다. 그래도 나름 도수를 높여가며 마셨다. 일단 감홍로의 달고 붉은 이슬 같은 술이라는 것 중에 달다는 것은 조금 아니지 않은가 싶다. 솔직히 단맛은 잘 못 느꼈다. 

 

그러나 40도 술의 특징상 목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은 아주 좋았다. 그리고 입안에 퍼지는 한약재의 향기와 독특한 향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그런 향이었다. 좋게 이야기해서는 참 독특했다. 나쁘게 말하면 무척 낯설다. 이 갭이 사실은 우리술들이 넘어야 할 큰 산이 아닌가 싶다. 

 

춘향전에서 이도령이 이별을 할 때 향단에게 가져오라고 했던 바로 그 술. 그리고 별주부전에서 토끼를 꼬시기 위해 활용하던 그 술이 바로 감홍로이다. 별다른 술이 없던 옛날에는 이 술이 진상할 정도로 괜찮았던 술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하는데 무언가 대중화를 위한다면 새로운 해석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디어로는 감홍로 2020처럼 년도를 부여하고 새로운 맛이나 향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추가한다면 훨씬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전통적인 감홍로도 더불어 나오고 이런 뉴버전을 홀수해 혹은 짝수해에만 내보는 것은 어떨까? 현실적인 아이디어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냥 현대인의 입맛에도 우리술들이 이제는 어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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