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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마시고

니모메, 약주 /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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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가 살아 있는 지역은 전국 방방곡곡에 생각보다 엄청 많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통을 그대로 살려 술을 만드는 술도가에서부터 시작해 최근 술을 배워 막 사업을 시작한 젊은 청년들의 술도가도 의외로 많다. 이런 새로운 도전이 전통적인 명주와 경쟁하며 우리술(사실 나는 전통주라는 말보다 우리술이라는 단어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의 수준을 더욱더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름 큰 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런 술 저런 술 우리술을 찾아 마셔보는 편이다. 술도 그리 비싸지 않고 지역마다 색다른 술들이 많아서 그걸 맛보는 재미도 아주 쏠쏠하다. 이번에 맛본 술은 바다 건너 멀리서 온 술이다. 제주도의 화산암반수와 제주감귤의 껍질을 말린 진피가 주재료인 맑은술 약주이다. 


 

술 패키지 디자인도 젊은 감각이 살아 있다. 언뜻보면 우리술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약주답게 술은 11도 정도로 높지도 그렇다고 낮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의 알코올 함량을 유지하고 있다. 병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375ml로 소주 정도의 용량인데 패키지가 예쁘다 보니 여성적인 취향을 드러내는 듯하다. 남성적인 술은 아닌 느낌이다. 1병에 8,070원 주고 구입! 


 

2017년 우리술품평회 최우수상을 탔다고 한다. 약주답게 백미가 주원료이고 물은 제주도 화산암반수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약주의 핵심은 귤피에 있다. 제주에서 많이 나는 귤의 껍질을 쌀과 함께 넣어 발효를 시켜 새로운 풍미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 이 술의 최대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만든 곳은 제주샘영농조합법인으로 애월에 있다. 


 

보기에도 시원하게 먹어야할 것 같아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지인들과 함께 맛을 봤다. 이날 먹은 술은 3종의 새로운 우리술 그리고 막걸리를 7통을 먹었으니 너무 많이 마시기는 했는데 우려되는 마음에 마치 에피타이저를 먹듯 니모메를 좀 서둘러 내놨다. 

 

대체적인 평은 좀 평이했다. 생각보다 귤피의 느낌이 많지는 않았다. 약주답게 깔끔함은 좋았는데 같은 약주여도 내가 좋아하는 왕주와 비교할 때 깊이가 조금 얇은 느낌이었다. 그러니 바디감도 좀 가볍다. 여성적인 패키지에서 느낀 그 느낌이 술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는 듯하다. 

 

전체적으로 여성스러운 느낌의 약주였다. 은근한 향과 깊이 그리고 바디감이 주당의 느낌은 아니다. 제주에서 나오는 해산물과는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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