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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인문학

북경오리, 베이징 카오야 - 중국을 담은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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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오리 중국어로는 베이징 카오야는 화덕오리구이입니다. 아직도 생생한 기억이 2000년대 초반 중국 베이징에서 처음 가봤던 전취덕이라는 북경오리집에서 거대한 화덕에 걸려 있는 연한 캬라멜색의 오리들입니다. 그리고 처음 맛봤을 때의 황홀함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사실 북경오리(뻬이징덕, Peking Duck)는 조금 잔인한 요리죠. 생후 45일은 방목하다가 이후 15-20일 정도 묶어놓고 강제 급식을 통해 살을 찌웁니다. 이후 도축을 해서 살과 피부층을 분리하기 위해 공기를 파이프를 꼽아 입으로 불어넣어 주입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북경오리 특유의 바삭하고 맛난 껍질을 만드는 비법 중 하나라고 합니다. 

 

하여간 화덕에서 잘 구워져 나온 오리를 108개의 조각으로 손님 상 앞에서 잘라줍니다. 북경오리의 별미는 단연 껍질이죠. 완전하게 캐러멜화 되어서 바삭하고 기름진 맛이 고소합니다. 처음에는 껍질만 먹고, 그다음 살코기를 먹은 후 바오빙이라는 밀 전병에 고기와 껍질을 올린 후 오이와 양파채를 넣고 첨면장이라는 춘장같은 소스를 넣어 쌈처럼 먹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춘장이나 밀 전병에 쌈싸 먹는 것보다는 소금에 후추를 조금 뿌린 후에 살짝 찍어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북경오리 국내에서도 먹을 곳이 있고 전 두 군데서 먹어봤는데 마오라는 중국요리집과 분당 율동공원에 있는 베이징덕이라는 전문점인데 사실 북경 전취덕에서 처음 먹었던 북경오리를 따라올 맛은 못 찾았습니다. 

 

북경오리 요리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첫째가 오리, 둘째는 불입니다. 먼저 북경오리 요리에 최적화된 오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냥 도축된 아무런 오리로는 그 맛이 나오지 않습니다. 껍질도 바삭함이 덜하고 살코기에서는 비릿한 오리냄새가 좀 심하게 나죠. 북경에서 처음 먹었을 때는 향이 기가막혔고, 껍질의 두껍고 바삭함이 맛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게 바로 오리의 품질과 불을 지피는 나무나 연료 그리고 화로의 구성과 그것을 구워내는 기술이 모두 합쳐져야겠죠. 

 

아쉽게도 전취덕이 장사가 잘되면서 욕심을 부려 프랜차이즈를 하게 되었고, 이후 화로가 아닌 전기구이 방식으로 요리 방식을 바꾸면서 맛이 급격하게 변했다고 하네요. 아쉽기 그지 없네요. 지금은 북경에 신흥 베이징 카오야 집들이 많다고 합니다. 

북경에 있는 전취덕
전취덕 입구에 있던 오리 조형물

 

원래 오리는 조류의 으뜸이라는 의미로 중국에서는 압(鴨)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영양과 효능이 뛰어나다는 것이죠. 정력강장제이며 해독과 혈액순환 등에도 특효라고 합니다. 오리의 지방이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많아 그나마 육고기 중에서는 좋다고 하네요. 물론 무엇이든 과유불급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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