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미국 하원의 구내식당에서 감자튀김 즉, 프렌치프라이가 사라졌다.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는 미국에 프랑스가 항상 태클을 걸어왔는데 그걸 못마땅하게 여겼던 한 의원이 프렌치프라이(French Fries)라는 음식에 태클을 걸었다. 결국 그 메뉴명은 한동안 프리덤프라이로 불렸다. 그런데 더 해프닝은 그런 미국 의회의 조치에 프랑스 대사가 뭐라고 부르던 상관없지만 사실 프렌치프라이는 벨기에 음식이라고 성명을 발표한 것. 그런데 이게 프랑스 본국에서 거대한 문제가 되었다. 왜 자국 음식을 다른 나라 음식이라고 하느냐.. 결국 그 대사와 성명을 발표했던 대변인은 엄청난 곤혹을 치렀다고 한다.
역사가 만들어낸 작은 해프닝이기는 하지만, 정말 먹으면서도 난 늘 프렌치프라이라는 감자튀김이 정말 프랑스에서 만든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소금을 뿌리지 않으면 맛이 없는 것을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인데 그 유래를 검색해보면 참으로 다양하기도 하다. 사실 이 감자도 유럽인들은 몰랐던 식물이다. 감자의 원산지는 남미의 페루와 북부 볼리비아라고 한다. 스페인의 정복자에 의해 처음에는 못생겨서 거들떠보지도 않던 감자가 바다를 건너갔다. 그리고 한참후 감자가 유럽의 주식처럼 재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상하게 생기다 보니 별별 일이 다 있었는데 아일랜드 가톨릭교도의 경우에는 감자가 성경에 나오지 않는 식물이라는 이유로 성수를 뿌려 정화한 다음 먹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프렌치프라이에 대한 다양한 유래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1차세계대전 당시 지금의 모습과 비슷한 형태의 감자튀김을 해 먹는 것을 본 미국 병사들에 의해 미국으로 전파되면서 프렌치프라이라는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당시 감자튀김을 먹어보라고 권한 사람이 프랑스어를 구사했는데 사실은 벨기에 사람이었던 것. 하지만 그걸 알지 못한 미국 병사들은 1681년부터 벨기에 노점상들이 팔아온 프리테(Frites)를 미국으로 가져오며 프렌치프라이로 부르게 되었고 그것이 보통명사처럼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프랑스와 벨기에는 서로가 자기들이 프렌치프라이의 원조라고 주장한다고 하니 재미있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영국에서는 보통 칩스라고 부른다. 유명한 피시앤칩스(Fish and Chips)에 이 감자튀김이 곁들여진다. 우리나라에는 프랜차이즈 덕분에 프렌치프라이가 알려졌다. 원래 우리 민족은 튀긴 음식보다는 끓이거나 찌거나 볶는 요리가 대부분이다. 중국처럼 기름 범벅을 한 요리가 사실 거의 없으니 감자를 이렇게 먹는 것이 상상이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 선조들의 음식에 대한 지혜는 참으로 멋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사이드 디시의 대명사로 불리는 프렌치프라이도 영양학적인 측면에서보면 쓰레기나 다름없다. 일단 기름에 푹 담가져 튀겨지는 동안 수분은 날아가고 그 속을 기름덩어리들이 채워준다. 나쁜 기름을 사용하면 더욱 치명적이다. 이렇게 기름에 튀기면 결국 비타민 등의 영양소는 전부 날아가고 남는 것은 결국 탄수화물과 지방밖에 없다. 즉 살찌기 가장 좋은 음식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감자튀김을 먹으면 느끼한 맛 때문에 맥주나 탄산음료를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살찌는 것은 2배속이 된다.
음식의 유래와는 별개로 프렌치프라이는 건강을 생각한다면 아이들에게 절대로 먹여서는 안되는 음식 중 하나이다. 지금의 젊은 엄빠들은 자랄 때부터 이것을 먹어왔으니 무감각할 텐데 절대 아이들에게 이 짭짤한 소금 저린 탄수화물과 지방 폭탄을 먹이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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