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횟집은 많고, 고깃집도 많지만 평균 이상으로 갈만한 집은 상위 20% 정도, 입이 좀 까다로운 사람은 상위 10%, 돈이 좀 있으신 분들은 상위 1%는 되어야 만족할거다. 그래서 생긴 버릇이기도 한데 누구는 별점을 주지만 난 속으로 이 집 정도 수준이면 총 백분률 중 어느 정도 클라스인지 스스로 평점을 주고는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부린은 컨셉은 좋았는데 퀄리티가 그걸 못 따라온 곳이라고 느꼈다.
어부린은 퓨전 일식이라고 분명하게 컨셉을 밝히고 있는데 가만보니 가격만 거기에 맞았고, 나오는 스타일은 그냥 보통 횟집보다 아주 조금 노력한 흔적이 보일 뿐이다. 그런데 가게를 오픈하고 블로그 마케팅은 아주 열심히 하신 듯하다. 네이버 검색을 해보면 호평만 검색 결과에 노출된다. 요즘은 이런 집은 가급적 거르는게 좋다. 찐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방어가 먹고 싶어서 검색하니 여기가 나온다. 네이버 검색 결과에 매번 속으면서도 다시 한번 이곳을 가보자는 용기를 냈다.
그런데 찾아갈 때부터 내비게이션이 춤을 춘다. 찾기가 좀 힘들었다. 더구나 차를 가지고 찾아가기가 더 힘들었다. 주차장은 그 옆에 있는 호텔을 이용하면 된다는데 그것부터가 힘들다. 결국 조금 일찍 간 덕분에 가게 입구 앞에 갓길 주차 완료. 자리를 잡고 보니 은근 세트 메뉴를 먹어야 한다는 강요가 메뉴판에서 손님을 노려본다. 일단 방어를 먹고 싶고 세트 메뉴 중 적당한 것으로 주문을 완료.
그런데 테이블에 이상한 것이 있다. 인덕션이 하나씩 붙어 있는 것. 횟집인데? 인덕션? 뭘까? 알고보니 바로 이런 샤브샤브스러운 것이 등장한다. 세트 메뉴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나오는 이어지는 다양한 먹을거리들. 그런데 여기서 참 많은 실망을 했다. 반찬은 반찬이라고 하고, 서브 메뉴들이 뭐 하나 맘에 드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세트 메뉴에 있는 서브 메뉴들이 다 고만고만하다. 다른 횟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수준이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아주 맛이 뛰어난 족속은 더더 아니다. 일단, 여기서 많은 점수를 잃었다. 회라도 제대로 안나오면 끝장.
그나마 꽁치가 젤 맛났는데 이것도 조금 덜 구워진 느낌. 오버쿡은 더 나쁘지만 살짝 덜 된 요리도 사실 손님 테이블에 나가면 점수 깍아먹기 딱 좋다. 이제 남은 것은 메인인 방어회. 맛없기 힘든 녀석인데 어떨까?
방어회라고 나온 녀석인데 먹음직해보이기는 했는데 생각만큼 내 입에 확 다가오지는 않았다. 아무리 허름한 집이어도 회 한 사라가 입에 녹으면 상위 1%에도 들어갈 수 있는데 이 집은 겉은 번지르한데 아쉽게도 입에서는 감동이 없다. 누군가 가시겠다고하면 추천하기는 쉽지 않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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