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다 유명한 대표 베이커리가 있다. 대전에는 성삼당, 군산에는 이성당, 서울에는 태극당, 경주에는 황남빵 등 손에 꼽기도 모자랄 정도로 역사와 전통의 베이커리 빵집들이 많다. 모두가 자신들만의 시그니처 빵을 독보적으로 자랑할만큼 내공이 깊다. 하지만 살면서 이런 빵을 얼마나 다 맛볼 수 있을까? 노력하지 않거나 운이 좋지 않으면 사실 쉽지 않다.
우리 민족은 원래 떡이 메인이다. 빵을 처음 접한 우리 민족은 서양떡이라고 했을 것이다. 당연히 선교사가 들어오면서 빵의 제조방법과 먹는 법도 전해졌을 것이다. 그게 대략 1900년대 초반이었을 것으로 본다. 그러니 우리나라 빵의 역사는 이제 고작 120년 정도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미있게도 우리는 떡과 과자의 중간형태로 베이커리가 성장해왔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빵집에서는 빵스러운 떡 혹은 떡스러운 빵도 많이 목격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라고 하는 순천에 있는 화월당의 볼카스텔라(카스테라의 표준어가 카스텔라임)가 아닌가 싶다.
순천의 대표 빵집 화월당에는 두 가지 시그니처 메뉴가 있다. 하나는 찹쌀떡 또 하나는 볼카스텔라이다. 그런데 사실 생긴 것은 구분이 쉽지 않다. 둘 다 비슷하게 생겼다. 재미있는 것은 그 속에 들어간 소도 비슷하다. 찹쌀떡도 팥앙금이고 볼카스텔라도 그 속에는 팥앙금이 들어가 있다. 결국 겉옷만 바꿔입은 두 가지 메뉴라고 할 수 있다. 찹쌀떡의 식감과 카스텔라의 식감은 완전히 다르다. 쫄깃과 부드러움의 차이라고나 할까? 솔직히 이곳의 찹쌀떡은 먹어보지 못했으니 말은 못하지만, 사실 찹쌀떡은 안먹어봐도 모두 아는 느낌 아닌가?
부드럽고 고소한 카스텔라 향을 음미하며 입에 넣는 순간 부드러움 카스텔라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그리고 이어서 팥앙금의 달콤함이 확 밀려 들어온다. 카스텔라의 두께보다 팥앙금이 압도적으로 많은 느낌이다. 그 속을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순천에 있는 화월당에 가더라도 볼카스텔라가 완판되어 맛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선물용으로 더 많이 나가는 듯하다. 주문하면 집까지 편하게 배달도 해준다. 특히 여름에 냉장고에 넣어놓고 시원하게 하나씩 빼 먹으면 아주 그만이다. 커피와 궁합이 기가막히게 좋다. 찹쌀떡은 카피보다는 수정과나 녹차가 어울리는데 반해 볼카스텔라는 국적이 서양이다보니 커피가 제격이다.
매장명 : 화월당 (전남 순천시 중앙로 90-1, 061-752-2016 )
메인 메뉴 : 찹쌀떡과 볼카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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