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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마시고

가족의 추억을 담은 음식 카레라이스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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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식구. 그래서 가족은 한 식탁에서 함께 식사할 때 가장 행복한 것이 아닐까? 비록 기러기 아빠이기에 홀로 되신 아버지와 기러기 두 마리가 되어 생활하고는 있지만, 아버지의 돌아갈 수 없는 외로움에 비하면 나의 외로움은 간혹 사치가 아닌가 싶다. 주말이 되면 아버지에게 드시고 싶은 것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된다. 대중하긴 어렵지만 최근 의외의 대답을 하셨다. ‘카레라이스'. 잘 드시지도 않던 음식인데 카레가 들고 싶으시다고 해서 그날 저녁은 카레라이스 만들기에 들어갔다. 워낙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고 기러기가 되기 전 자주 온 가족이 해먹던 음식이라는 즐거운 추억 때문일까? 하여간 나는 가족이 그리워지면 카레를 먹게 된다. 어찌 그런 마음을 읽으셨는지 아버지의 오더에 잠시 흥분을 했다.

카레라이스 준비물은 무척 간단하다.

 

카레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말 쉽다. 물론 맛을 제대로 내는 것은 보장 못하지만 준비물은 간단 명료하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감자 1개, 양파 1개, 당근 1개 그리고 닭가슴살 두덩이 그리고 카레만 준비하면 땡이다. 채소는 먹기 좋게 깍둑썰기를 해놓고, 닭가슴살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두면 된다. 참.. 쉽~~죠~~잉! 카레는 주로 고형카레를 사용한다. 가루카레에 비해 향과 맛이 진해 고형카레를 선호하는 편이다. 고형카레는 보통 크게 이등분 되어 있는데 그 중 한 등분 정도를 사용한다. (한 등분은 4조각으로 나누어져 있다.)

여기까지는 누워서 떡먹기

 

이제 본격적인 전투 개시. 냄비에 올리브유를 듬뿍 두르고 감자와 당근을 먼저 넣고 거시기하게 익을 정도가 될 때까지 저어준다. 이때 잠깐 다른 짓하면 바로 채소가 냄비에 눌어붙기에 조심해야한다. ㅜ.ㅜ (냄비가 후진건가?) 어느 정도 익으면 양파와 닭가슴살을 넣고 볶다가 물을 약 500cc 정도 넣고 조금 끓여준다. 물이 보글보글 끓어 오르면 그때 고형카레를 한 조각씩 침투시키고 녹여준다. 이때 주의할 점은 물과 고형카레를 한 번에 올인하지 말라는 것이다. 고형카레는 먼저 두 조각 정도를 넣어주는 것이 좋다. 이후에 물을 조절하면서 너무 묽어지거나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경험적으로 보면 늘 한 조각의 고형카레가 남는데 이 녀석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냄새를 제거하는데 아주 직빵이다. ^^ (간혹 카레 냄새가 악취보다 더 강하다는 부작용을 느끼는 분들도 있으므로 조심해서 사용하셔야 함.)

전투장비를 잘 못 선정해 자꾸 냄비 바닥에 붙는 감자 녀석
드디어 카레 투하
본연의 색을 찾은 카레

 

이제부터는 그저 끓여주면 된다. 잘 저어주면서 물이 너무 부족하지 않게 조금씩 물을 부어주면서 농도와 맛을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간혹 파슬리나 올리브 잎을 넣어주어도 괜찮은데 그 향을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패스. 이날은 마침 집에 파슬리도 올리브 잎도 모두 똑하고 떨어져서 제대로 줍지도 못해 사용하지 못했다.(이건 농담인데 아마 회사 사람들만 이해할 듯..ㅜ.ㅜ) 하여간 이렇게 맛있게 카레를 만들어 아버지와 함께 식탁에 앉아 세월을 반찬 삼아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아버지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런치의 여왕에 나오는 타케우치 유코가 생각났다. 그 드라마에서 맛난 음식을 먹을 때 행복해하던 그녀의 환한 얼굴을 아버지에게서 아주 잠깐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먹음직한 카레 탄생 ^^

 

PS. 옴니아 폰에 있는 카메라를 사용했는데 역시 화질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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