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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마시고

탄탄멘 _ 지극히 한국적인 일본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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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날도 춥고 바람도 불지만, 과감히 거리로 나섰습니다. 특히나 이렇게 추운 날에는 따뜻한 국물 있는 면이 당기죠. 사무실에서 가까운 신천 거리를 거닐다 보니 이런 이름의 일본식 라면집이 있더군요. ‘라멘만땅’.

일본의 지역별 라면을 다 모았다는 곳인데, 라면의 맛은 과연 어떨지? 분위기는 사뭇 일본스럽습니다. 한쪽 벽에는 일본 전도가 그려져 있고 각 지역별로 판매 중인 라면이 소개되어 있더군요. 그 중 오늘 먹은 것은 바로 도쿄 지역에서 즐겨 먹는다는 탄탄멘이었습니다.

간장소스 국물, 청양고추의 매운 맛을 기대

그곳 메뉴에 있는 소갯글에 의하면 맵고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면으로 청양고추와 양파로 양념한 탄탄육이 육수와 어우러진 매콤하면서 칼칼한 라면이라고 합니다. 일단 간장 소스를 기반으로 하기에 크게 부담이 없고 청양고추와 양파라는 한국적인 느낌에 주문을 했습니다.

라멘만땅은 테이블마다 손님이 들어오면 깍두기와 부추김치 등이 나오는데 전부 먹을 만 하더군요. 특히 신천점은 깍두기 인심이 후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메인 라면을 기다리는 동안 유부초밥이 개인 당 한 개씩 나오더군요. 그래서 그걸 날름 집어먹으니 식욕이 불끈 ^^

잠시 후 기대하던 탄탄멘이 나왔습니다. 가격은 6천 원. 일단 간장 소스는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면도 그 정도면 괜찮고요. 물론 본토의 맛보다는 대략 한국스럽게 개량된 맛이라고 하는 게 솔직한 표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생각보다 맵지 않더군요.

아쉬웠던 점은 조금 식었다는 겁니다. 좀 더 뜨거웠으면, 국물을 떠서 약간 후후 불어가며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뜨거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먹어본 결과 너무 미지근했습니다. 다 좋았는데 아쉽더군요. 그리고 기대했던 것만큼 맵지도 않았습니다. 맵고 얼큰한 맛이라고 했는데 전혀 아니더군요. 오늘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탄탄멘 자체가 원래 그런지는 잘 모르겠네요.

93년 신혼여행을 갔던 일본. 아주 웃기게도 첫 날밤을 긴자의 큰 호텔에서 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녁 무렵 머리털 나고 처음 먹었던 일본에서의 음식. 호텔 앞 작은 라면집이었습니다. 행복했기 때문이었을까... 정말 눈물 나게 맛나게 먹었던 기억... 그 국물 속에 덩어리로 나온 삽결살에서도 행복을 느꼈던 생각이 불현듯 떠오르네요. 비록 동전 넣고 플라스틱 식권을 받아 교환해 먹는 작은 라면집이었지만 언제 한번 다시 꼭 가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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