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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마시고

[명동] 크라제버거 _ 럭셔리 햄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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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때, 늘 주머니는 가벼웠고 배는 고프고 ^^ 그럴 때마다 제일 많이 먹었던 음식이 아마도 이 햄버거가 아닌가 싶다. 사실 햄버거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즉,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다. *데리아도 *도날드도 *거킹도 모두 청소년들의 가벼운 주머니로 단숨에 시간과 먹거리를 해결해주는 고마운 친구였다.

그러던 먹거리가 어느 날부터 제대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속칭 정크푸드... 음식계의 쓰레기가 된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열심히 먹던 우리 같은 사람들은 참으로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요즘은 더구나 트랜스 지방에 아동비만의 주범이란다. 나원 우리가 스스로 범죄자를 양성하다니… ㅜ.ㅜ


그걸 먹을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사실 당시에는 햄버거 세트 하나면 모든 것이 한 방에 해결되었는데… 요즘 엄마들은 절대로 아이들에게 햄버거 사주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 좁은 시장의 틈새를 노리고 나타난 럭셔리 햄버거가 있으니 그게 바로 '크라제버거'이다.

이날은 명동 초입에 있는 매장을 방문했다. 모 상가 3층에 위치한 이곳은 정말 사람이 없었다.. ㅋㅋ 의류 매장(?) 한 켠에 자리잡아서 그런지 다른 매장보다는 한가해 보였다. 의류 매장들에 손님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 아니겠는가?

크라제버거 매장은 고급스러워 보였다. 나름 패스트푸트 햄버거 체인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인테리어와 전체적인 디자인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재미있는 그림도 걸려있고 아무래도 타겟은 패스트푸트가 청소년이라고 한다면 이곳은 대학생층이 맞는 듯 해보였다. 약간이나마 씀씀이가 조금 큰 사람들을 상대하겠다는 전략. 음.. 솔직히 판매되는 상품들의 가격도 패스트푸트보다 훨씬 비싸다.

 

일단 이 집의 주 메뉴는 버거(Buger) 그리고 샌드위치와 핫도그다. 그런데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최고로 비싼 햄버거가 8,500원 가장 베이직이 4,900원이다. 여기에 보통 음료를 함께 먹어야 하니 그 추가요금을 생각해보면 성인 1인 기준으로 최소 1만원이 훌쩍 넘게 된다. 이거야 원 이건 럭셔리해도 상당히 럭셔리하지 않은가? 아.. 물론 이것보다 더 비싼 호텔식 햄버거도 있겠지만 말이다.. ^^

 

이날은 처음 간 날이라 메뉴판에 '베스트'라고 표기된 마티즈라는 햄버거를 주문했다. 가격은 무려 7,500원. 달랑 햄버거 하나가 그 정도란다. 마티즈는 쇠고기 목등심과 크라제 바비큐 소스로 조리한 양파, 베이컨이 올라가는 인기 버거라고 한다. 그리고 음료로는 늘 좋아하는 페리에 탄산생수를 주문했다. 생수가 3,500원이었으니 이 날 나의 점심값은 11,000원이었다.(그리고 부가세는 별도란다.. 별꼴이 반쪽이었다..나원…호텔도 아닌 곳이 호텔인 척하기는..)

음.. 웬만하면 이틀 점심값이다.. 뭐가 이리 비싼가 알아보니 여기서 사용하는 쇠고기는 육즙이 풍부하고 생고기라서 일단 질이 좋다고 한다. 빵도 자체 제작을 하고 특히 식자제는 최고의 브랜드를 엄선하고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당일 받아 당일 사용한다고 한다.

더구나 자랑스럽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테스트에 합격했다는데 뭐가 합격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매일 조리하는 음식을 무얼 어떻게 검사한 건지… 그저 그렇게 하면 소비자들이 뭔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할거라고 판단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잠시 후 햄버거가 나왔다.. 생각보다 작았다… 반쪽으로 커팅되어 나오는데 입이 좀 크신 분이라면 한 입에도 들어갈 정도로 보였다. 맛은 뭐… 품질은 괜찮았다. 빵도 부드럽고 고기도 괜찮았고 야채와 소스도 비싼만큼의 품질은 보여준 듯 하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원래 이 햄버거라는 음식은 격식없이 막 먹는 음식이어서 그런지 먹는 시간이 정말 짧았다. 당연히 같이 모인 사람들과의 이야기도 짧아진 것. 이게 좀 아쉽지 않은가 싶다. 함께 나온 감자튀김도 연하게 먹어주고.. ^^

구태여 평가를 하자면 가격대비 품질은 괜찮은데, 솔직히 부담되는 비용이다. 햄버거는 시간이 없고 빨리 식사하려는 사람들의 전유물. 그런 음식을 놓고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서 고급 음식을 먹는 분위기를 내려니 영 어색했다.

요즘 한창 주가를 날리는 개그야에 보면 명품남녀라는 코너가 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메뉴판을 쳐다보다가 맨날 시키는 음식은 뻔데기 아니면 컵라면이다.. ^^ 왜 여길 갔다와서 그런 느낌이 들었을까?... ㅋㅋ 역시 햄버거는 햄버거 다워야 할까?

만약 크라제버거가 테이크아웃을 전문으로 하면서 가격을 좀 낮췄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수익율은 더 높지 않았을까?... 미국인들도 햄버거는 우리 김밥처럼 참 대중적인 음식이다. 미국 국도변에도 허름하지만 참 유명한 햄버거 집들이 많단다. 그 맛도 크기도 아주 환상이란다.. 너무 멋만 부린 햄버거보다는 보통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햄버거가 훨씬 햄버거 답지 않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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