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카메라 이야기를 하게 되는군요. 보통 마음에 여유가 없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으면 카메라 잘 안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런데 2007년부터는 달라지기로 했습니다. 왠지 그렇게 하는 것이 부질없고 카메라한테 미안한 일이더군요. 특별히 삶의 여유와 상관없이 그저 친구같이 지내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
지난번에 제 블로그에서 얼핏 소개드렸던 그 카메라입니다. 교회 부제님이 잠깐 빌려주셨던 'Konica Auto S2'. 물론 필름이고 저보다도 나이가 2살이나 많은 1964년생이시며 외국분이십니다. 일본에서 태어나셨죠.. ^^ 그리고 RF카메라입니다. 찍는 사람이 들여다보는 뷰파인더와 카메라의 렌즈가 다른 이중합치식 카메라라는 의미죠. 요즘 한창 주가를 날리고 있는 SLR과는 다른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좀 구형 아니 카메라의 원형에 가깝다고 해야할까요? SLR이 그 구조적인 문제로 카메라가 점점 커질 수 밖에 없지만 이 RF카메라들은 아주 작고 가볍다는게 장점입니다. 물론 자동포커스가 되는 모델이 나온 것도 아주 최근 일들이니 수동 카메라의 맛을 잘 지켜온 카메라 방식이라고 봐야겠죠. RF의 궁극은 보통 라이카(LEICA)라고들 하지만 아직도 상당한 고가이고 더구나 렌즈들은 카메라보다 훨씬 비싸서... ㅋㅋ 사실 아직 짠이아빠도 제대로 만져보질 못했습니다.. 그 덕분에 저렴한 RF들은 그 대리만족 스타일로 찍어보긴 하죠... 코니카 구경시켜드린다면서 이거 원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모든 사진은 누르면 커집니다.. ^^
위풍당당 코니카 오토 S2
존재감 있는 바디의 완성도 음.. 필름카메라는 저 개인적인 생각으론 적당히 묵직한게 좋습니다. 일단 파지감과 무게감이 있어야 조준시에도 뭔가 느낌이 옵니다. 그런 면에서 이 녀석은 확실히 존재감이 있습니다. 제가 들어본 RF중 가장 무거웠습니다. ^^ 바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온통 쇠죠.. ^^ 음.. 좀 심하게 이야기해서 망치 대용으로도 긴급할 경우 가능할 듯 합니다. 와인딩되는 감각도 셔터의 느낌도 RF에서는 느끼기 힘든 힘찬 감각입니다. 진정한 RF 마니아들께는 오히려 흠이 될 법하기도 하죠.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런 존재감이 전체적으로 바디적인 완성도에서 느낌이 더 좋았습니다.
사람이 이용하는 뷰파인더..
빈틈없는 몸매가 짱입니다
명품 헥사논 렌즈의 참맛 사실 이 카메라를 써보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렌즈계에서는 유명한 'HEXANON 45mm f1.8' 렌즈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렌즈들을 만나보고 내린 나름의 렌즈에 대한 철학은 이렇습니다. 대체로 유명한 렌즈들은 가격이 엄청나게 고가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결코 비싸다고 좋은 사진이 나오지는 않는다는거... M42 마운트의 아주 오래된 5만원짜리 렌즈로도 감동적인 사진이 나온다는 사실... 하지만 그래도 남들이 유명하다니.. 좋다니 찍어보자는 욕심.. ^^ 결론은.. 음.. 제 감각은 아니다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약간 탁하다고 해야할까요? 전 개인적으로 콘트라스트가 강한 렌즈를 좋아해서 그런지.. 헥사논의 참맛을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 물론 딱 한롤가지고 판단하기 좀 아쉬웠습니다.
지침식으로 조리개 수치를 표시하죠
셔터우선 모드의 애매함 이 친구는 셔터 속도에 따라 조리개를 자동으로 변화시켜주는 '셔터우선모드'를 지원합니다. 카메라 위에는 조리개 수치가 아날로그 방식인 지침으로 표시가 되죠. 비교적 노출은 잘 맞는 듯 했습니다. 무려 40여년이 지난 카메라의 노출계가 아직도 잘 작동한다니 역시 아날로그 제품의 승리라고 봐야겠죠.. ^^ 하지만 늘 조리개 우선 모드에 익숙하다보니 셔터우선은 잘 적응이 안되더군요... 역시 샘플 사진을 보면 좀 불만스러운데 아마 이렇게 찍는 모드에 익숙하지 않은 점도 한몫 한 것 같습니다.
세월의 흔적없이 깨끗한 바디더군요
존재감은 좋지만 감성은 별로 바디의 느낌과 전체적인 기계적 메카니즘은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결과물과 셔터우선 모드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인해 저의 감성까지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죠.. 결국 다시 주인에게 되돌아갔습니다. 솔직히 카메라에는 별 욕심이 없습니다. 무엇으로 어떻게 찍던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만 많죠.. ^^ 앞으로 몇달간은 'Minolta XD5'를 들고 다닐 생각입니다. 렌즈는 아주 헝그리한 21mm 광각렌즈 SOLIGOR입니다. 이 렌즈는 브랜드는 독일이고 일본에서 OEM했다는 소문인데 다들 정체를 모르는 렌즈입니다.. ^^ 아직도 남아 있는 필름... 올 겨울에는 좀 써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