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자전거를 살 때만 하더라도 내가 이토록 자전거에 빠져들지는 몰랐다. 그저 현실에 대한 강한 극복의 의지로 타기 시작했던 자전거가 40대 초반의 내 인생에 이런 행복감을 선물로 가져다 줄지는 상상도 못했었다. 그래서 또 책을 본다. 책 속에는 내가 막연하게 가졌던 자전거에 대한 단상들이 잘 정리 되어 있고 나보다 훨 잘난 사람들의 논리 정연한 이론들이 찬란하게 종이위에 세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책 제목은 정말 쥑인다.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하지만 이 책을 받고 자세히 보니... 원저의 제목은 'Energy and Equity'라고 되어 있었다.. 이거 좀 쌩뚱맞다. 쓰신 분은 '이반 일리히(Ivan Illich)'라고 좀 오래되신 분이다. 신학, 철학을 공부하시고 가톨릭 사제까지 지내신 아주 독특한 이력을 가지신 분이다. 교회정책에 반해 결국 1969년 사제직을 떠난 후 '학교없는 사회', '병원이 병을 만든다' 등 근대 문명의 발전지향적인 논리를 비판하는 책을 쓰는데 전념하셨다고 한다. 2002년 12월 2일에 돌아가신 후 20세기 최고 사상가 중의 한 명으로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역시 이런 분이 쓰신 글이다보니 한국어 제목보다는 영문 제목이 훨씬 더 가슴에 와닿는다. 이 책은 인류의 발전은 에너지(화석에 기반한)의 소비를 담보로 하며 그러한 발전 모델의 순환은 결국 인류를 파국으로 몰아갈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보통 인류의 이동수단은 크게 나누어 '타율적인 수송'과 '자율적인 이동'이 있는데 인간들은 지금 타율적인 수송에 너무 많은 의지를 하고 있으며 그 결과 에너지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결국 자전거와 같은 자율적인 스스로의 힘에 의한 이동만이 인류의 미래를 밝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미나 주제 발표했던 내용이기에 다소 현학적인 측면이 강하다. 감성적인 이야기나 자전거에 대한 기술적, 역사적 고찰을 원했다면 이 책은 아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분량은 문고판처럼 아주 짧다... ^^ (그나마 다행이다..ㅋㅋ)
[핵심체크]
도서명 :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지은이 : 이반 일리히
옮긴이 : 박홍규
출판사 : 미토
초 판 : 2004년 3월 29일
가 격 : 정가 8,000원/교보문고 할인가 7,600원(구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