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제목에 이끌려 책을 구입할 때가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경우. 제목만을 보고 우습게도 화가들의 죽음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일거라는 섣부른 판단하에 주문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웬걸 막상 도착한 책을 보고 화가가 아닌 문학가를 중심으로 한 에세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조금 허탈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안을 삼은 것은 처음 생각했던 것 처럼 이 책은 어떤 이들의 삶 전체보다는 오로지 그들 인생의 가장 마지막을 살펴보았다는 점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 ^^
이 책에는 유럽을 무대로 총 23명의 대문호들에 대한 삶의 마지막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면면을 한번 살펴보자.
1) 미셀 드 몽테뉴(Michel de Montaigne)
- 프랑스 르네상스기를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문학가
2)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
- 프랑스 태생의 철학자, 종교학자,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3) 세비녜 부인(Mme. de Sevigne)
- 루이14세 시대 프랑스 사교계에서 활약한 여성.
- 서간문의 최고봉으로 꼽히며 1700여통의 편지를 남겼다.
4) 볼테르(Voltaire)
- 17세기 고전주주의 계승자. 계몽사상가, 백과사전파의 일원
5) 테팡부인(Mme de De Deffund)
- 프랑스 살롱문화 가운데 여주인 중 가장 탁월한 인물
6)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 서유럽 근세철학의 전통을 집대성한 독일의 철학자
7)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othe)
-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로서 독일 고전주의의 대표자
8) 알렉산드르 푸슈킨(Aleksandr Pushkin)
-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을 확립한 러시아의 작가
9) 스탕달(Stendhal)
- 발자크와 함께 19세기 프랑스 소설가의 2대 거장으로 평가
10) 오노레 드 발자크(Honore de Balzac)
- 사실주의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프랑스 소설가
11)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
- 독일의 서정시인
12) 귀스타브 플로베르(Gustave Flaubert)
- 보봐리 부인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소설가
13)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
-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여자의 일생'의 작가
14) 안톤 체호프(Anton Pavlovich Chekhov)
- 러시아의 소설가 겸 극작가
15) 장로랭(Jean Lorrain)
- 프랑스의 퇴폐파 소설가이자 '르주느날'지의 악명 높은 가십기자
16) 레오 톨스토이(Lev Tolstoy)
-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등 불후의 명작을 남긴 러시아의 작가이자 개혁가
17)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 보들레르이래 내명화의 길을 걸오온 서구시의 정점을 이뤘다고 평가받은 독일 시인
18)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nd)
- 오스트리아의 신경과 의사. 최면술과 자유연상법을 각각 발전, 발명했으며 심층심리학을 확립한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19)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 독일의 문화 비평가
20) 스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
- 시, 소설, 평론, 드라마 대본 등 여러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던 독일의 작가
21) 도로시 파커(Dorothy Parker)
- 1930년대 미국의 대표적인 비평가이자 작가
22) 디노 부자티(Dino Buzzati)
- 이탈리아의 소설가
23)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
- 미국의 소설가 겸 평론가이자 곤충학자
이 수많은 유명 거장들의 마지막을 둘러본 사람은 '미셀 슈나이더(Michel Scheider)'라는 프랑스의 문학평론가이다. 프랑스인이 쓴 수필은 역시 좀 어렵다는 생각이다. 더구나 수필이 사실적이기 보다는 지극히 문학적이어서 보통의 수필보다는 읽는 속도도 무적 더디다. 이 수필이 2003년 메디치상을 받았다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것 같지 않다. 그리고 한가지 너무 많은 거장들이 나오다보니 각각에 대한 깊이를 느끼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다.
누구에게 권하기는 썩 내키지 않는 책이다. 주제가 너무 어둡고, 내용들도 무겁기 때문이다. 번역은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인 이주영님이 수고하셨다. 하지만 역시 불어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