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으로 일터를 옮긴지 이제 1년이 되어갑니다. 예전에 강남에서 일할때는 사실 점심 시간에 별다른 걱정이 없었습니다. 갈만한 식당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성북동 그나마 이곳은 축복받은 곳입니다. 잘 알려진 기사식당이 수두룩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1년 정도 지나다보니.. 유명하다는 돈까스도 또 돼지불백도 입에 물릴 정도가 되더군요.. 그러다가 간혹 새로운 음식점이 생기면 그 맛으로 한 몇달은 더티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할 집은 최근에 생긴 집은 아니지만 기사식당에 비해 색다른 맛이기에 간혹갑니다. 물론 아주 비싼 집이다보니 주로 손님 대접할 경우에나 애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메뉴판을 보시죠.
전 워낙 오리나 닭을 좋아합니다. 갈비 먹을까? 닭먹을까? 하면 전 무조건 닭입니다.. ㅋㅋ 그러나 보니 닭으로 한 요리는 거의 없어서 못먹을 정도입니다. 닭발에서부터 백숙까지.. 이 집을 처음 갔을 때 전 처음으로 누룽지백숙이라는 것을 먹어보곤 홀딱 반해버렸죠. 기존 백숙의 밋밋함을 누룽지가 고소하게 커버하는게 입을 너무나 즐겁게 하더군요.. 하여간 이 집도 저처럼 성북동에 터를 잡은지 이제 겨우 1년 정도됩니다. 처음에는 정말 손님이 없었는데 소문이 좀 났는지.. 요즘에는 예약하지 않고 조금 늦게 가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바쁘더군요.. ^^
일단 주문을 하고 기다리다보면 메밀전이 먼저 나옵니다. 마치 에피타이저 처럼 말이죠.. 메밀전 위에 알싸한 맛의 나물 두가지가 올라오는데 메밀전과 함께 먹으면 아주 궁합이 잘 맞더군요..
메밀전을 다 먹을 때가 되면 커다란 뚝배기 위에 하얀 접시가 날아옵니다. 접시 위에는 닭이 그리고 그 아래 뚝배기에는 누룽지백숙이 들어있습니다.
일단 여러번 가봐서 증명된 맛이긴 한데.. 닭은 언제나 같은 맛으로 품질은 우수한 편입니다. 약재도 적절히 잘 써서 너무 강하거나 인위적인 맛이라기 보다는 그냥 시골집에서 먹는 그런 맛입니다..
무엇보다 하일라이트인 누룽지백숙은 속도 편하고 맛도 일품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그냥 백숙만 먹을 때의 그 밋밋함보다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지기 때문에 맛도 좋고 식감도 쫄깃쫄깃 한 것이 뛰어나다고 해야할 듯 합니다. 물론 다른 집에서 하는 누룽지백숙도 이런 맛일거라고 생각합니다.. ^^
이 집은 맛은 변함없이 일률적으로 괜찮은 편입니다. 기복이 없으니 괜찮다고 봐야할 듯 하구요.. 한가지 아쉬운 것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예약 없이 가면 낭패를 보실 수도 있고.. 또 서비스가 그만큼 정신없습니다.. ^^ (공간이 좁아서 먹다가 일어서야할 때도 있죠.) 물론 조금 비쌉니다. 보통은 25,000원에서 비싸야 30,000원 정도인데 여긴 35,000원이나 합니다.
나오는 음식의 량은 아주 충분합니다. 4명이 저거 하나 먹으면 될 정도이니 어찌보면 비싸다고 할 수도 없겠군요.. ^^ 나와 비슷한 시기에 성북동에 터를 잡은 '성북동 누룽지 백숙' 왠지 정이 가네요.. ^^
이곳 위치는 삼선교(한성대입구역) 사거리에서 성북동 방향으로 올라오시면 맨 끝에 버스 종점이 있습니다. 장애우 학교인 명수학교 입구에 이 집이 있습니다. 삼청동에서 넘어오실때는 삼청터널 지나 첫번째 4거리에서 우회전해 내려오면 바로 버스종점 보이고 우측에 이 집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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