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소비자 문화·트렌드 조사기업 더하트먼그룹(The Hartman Group)의 조사 자료가 발표되었습니다. 해당 조사는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1,786명의 18세 이상 쇼핑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2019년 US 그로서리 쇼핑객 트렌드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죠. 몇가지 인사이트가 있어 간단히 정리를 하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뉴스에서도 많이 다뤘지만 단순히 번역에 그쳐서 여기서는 나름 고민거리를 첨삭하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식료품 쇼핑 트렌드 10>
1. 혼밥
2. 개인화된 식사
3. 세대별 식품 성분에 대한 관심 차별화
4. 식료품 쇼핑 빈도
5. 평균적으로 이용하는 소매점 숫자
6. 밀키트 구독 경험
7. 식료품 쇼핑에서의 남성 역할 증대
8. 세대별 차별화된 식료품 구입 채널
9. 젊은 세대의 쇼핑 포인트
10. 온라인 식료품 쇼핑 키워드
10개의 키워드는 별반 획기적인 내용은 없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모니터링되던 포인트들이 대부분입니다. 국내 식품업계도 저런 키워드에 대응한 제품이나 서비스에서의 차별화를 노리기 위해 열심히들 노력하고 있죠.
1. 혼밥
그런데 이 리포트를 보면서 제일 헷갈렸던 것이 이 부분입니다. 실제 조사에서는 가족과의 식사를 하냐? 안하냐?를 기준으로 혼밥 (영어 본문에서는 eating alone이라고 표현함)을 구분한 듯합니다. 집에서 혼자 먹냐? 아니면 식구들과 같이 먹냐인데 이 정도는 크게 트렌드에 영향을 줄만할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집과는 상관없이 혼자 먹는 패턴을 조사했다면 이해가 갈 듯합니다. 그런데 이게 의미가 별로 없는 것이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혼밥이 일반적인 내용이고, 오히려 누군가와 같이 밥을 먹는 것이 더 특별한 일이 되겠죠. 매식이 아닌 요리를 해 먹을 경우 혼자 먹냐? 아니면 누군가와 같이 먹냐?로 구분해서 설문을 해어야 유용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니면 해당 그룹에서 내놓은 자료를 국내에서 번역하면서 중요한 것이 빠졌을 수는 있겠지만 좀 애매한 데이터입니다.
실제로 영문 리포트에서도 가족의 개념에서 함께 식사하는 횟수가 나옵니다. 아침은 주당 2회, 점심은 1.5회, 저녁은 좀 더 높아져서 3.6회 정도라고 나옵니다. - 전반적으로 핵가족화되는 시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그냥 일반적으로 집에서의 식사가 아침은 대체로 혼자 해결하거나 나가서 해결하고, 점심은 당연히 밖에서 저녁은 3회 정도 집에서 가족과 먹는다라고 해석해야하는데 저녁을 주말 2회를 제외하면 워킹 데이로 일주일에 1회 정도 집에서 저녁을 먹는다고 해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2. 개인화되는 식사
이건 점점 식사의 주관적 습관이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비건 등 채식주의에도 다양한 등급이 있고, 알러지 등의 이유로 피해야할 음식도 개인마다 굉장히 큰 폭으로 다르다고 봐야합니다. 그러다보니 개인별로 배려해야하는 식사 패턴이 점점 확대되는 느낌입니다. 건강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종교적인 이유나 정치적, 사회적인 이슈 등 점점 식사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는 늘어난다고 봐야할 듯합니다.
3. 세대별 식품 성분에 대한 관심 차별화
이건 좀 재미있네요. 세대별로 관심을 지니는 키워드가 확실히 다릅니다.
장노년층의 관심 이슈 : 저설탕, 저염분, 저지방, 고섬유질, 저탄수화물 등
청중년층의 관심 이슈 : 천연성분, 방목생산, 인도적 생산 인증, 글루텐프리
국내와 좀 다를 수는 있지만, 주로 사람들이 후면의 성분표를 볼 때는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
4. 식료품 쇼핑 빈도
이건 참 생뚱맞은데 자료 상으로 횟수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빈도 상 예년과 같다라고 코멘트 되어 있습니다. (젠장 예년을 알아야 면장이라도 하지 ㅜ.ㅜ)
5. 평균적으로 이용하는 소매점 숫자
이것도 예년과 다르지 않다고 하는데 평균 개인당 4.4 곳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6. 밀키트 구독 경험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 인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블르 에이프런 같은 밀키트 업체가 계속 성장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밀키트는 향후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지금 제품들이 속속 마트와 온라인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레디쿡과는 다른 신선함 그리고 요리를 한다는 느낌을 즐기며 개인화되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결론적으로 미국에서도 밀키트에 대한 경험이 늘고 있습니다. 위에 구독(subscribe)이라고 표기된 것은 밀키트는 단품이 아닌 정기적인 배송체계의 서비스로 인식해야합니다. 즉 한달 식사를 정확하게 설계해주고 그에 대한 코칭과 서빙을 동시에 한다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국내는 이 부분까지 오지 못했죠. 단품 중심으로 계속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믹싱해주는 정도의 서비스가 전부입니다. 2018년에는 5%가 밀키트 구독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올해는 남자는 12%, 여자는 8%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확실히 성장만한 포인트가 있는 분야입니다.
7. 식료품 쇼핑에서의 남성 역할 증대
네네.. 식료품 심부름 열심히 잘하고 있지만 아직도 중심은 여성이죠. 하지만 남성들도 그 역할이 서서히 늘고는 있다고 합니다.
8. 세대별 차별화된 식료품 구입 채널
이것도 인사이트가 있습니다. 데이터는 아래와 같습니다.
장노년층의 주요 구입 채널 : 슈퍼마켓 58%
청중년층의 주요 구입 채널 : 43%만이 슈퍼를 이용하고 대형 할인점을 선호 (트레이더스 같은 곳과 온라인 상점에 대한 선호가 높다고 나오네요.)
9. 젊은 세대의 쇼핑 포인트
청중년층의 쇼핑 포인트 : 영양과 건강정보, 지역 상품, PB상품, 개별화된 소비자 서비스, 자연·유기농 상품, 편리함, 간편식, 흥미로움, 식품에 관한 아이디어를 돕는 포장 등에 더 많은 가치를 둔다고 합니다. - 아.. 정말 어렵네요. 넘 많아요. ㅜ.ㅜ 그런데 여기에 추가해서 셀프계산대, 재활용, 환경보존, 윤리성, 스마트폰 결재 옵션, 온라인 주문과 배달 등에도 관심이 있다고 합니다. 역시 정보력은 젊은 사람들이 짱이야!
10. 온라인 식료품 쇼핑 키워드
온라인 전용 식료품점에 대한 이용 경험은 2015년에 16%, 2018년 28%, 2019년 33%로 조금씩 올라가고 있습니다. 식료품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온라인 샵은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겠죠. 더구나 온라인 상점을 사용하는 타겟의 특성은 남성, 청장년층, 아이가 있는 경우, 대졸, 가구 소득 10만 달러 이상 그리고 도시 거주자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만 그다지 국내적인 현실에서는 의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미국에서 나온 식료품 중심의 소비자 조사에 대한 나름의 정리입니다.
(참고한 원본기사)
(참고한 국내기사)
http://www.sommelier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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