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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인문학

비건을 위한 전시회, 비건 페스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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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제2회 비건 페스타 Vegan Festa

일시 : 2019년 7월 5일(토) ~ 7월 7일(일), 매일 오전 10시부터 18시까지 

장소 : 삼성동 코엑스 D1 전시관 

비건(Vegan)은 동물성 식재료나 동물 실험을 거친 성분을 사용한 제품을 거부하는 채식주의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채식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육류와 관련된 것은 일절 먹지 않는 부류로 전체 채식주의자 중 10% 정도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국내외로 비건을 위한 식품이 다양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국내는 여건이 더 열악한 상황이죠. 그런데 전시회를 한다고 하니 급 관심이 가더군요. 코엑스로 바로 달려가서 살펴봤습니다. 

1. 대체 육류에 대한 관심 고조 

관람객도 그렇고 전시에 참여한 업체들도 그렇고 모두가 진지하게 임하는 전시회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먹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는 소비 그룹이다보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관람객 중에서는 국내에서 열리는 식품 전시회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외국인도 많았습니다.

 

그런 와중 전체를 돌아보면서 느낀 첫번째 이슈는 역시 <대체 육류>였습니다. 패티(Patty) 스타일이 대부분이었는데, 실제로 육류 패티는 다진 고기와 다진 채소 그리고 빵가루를 뭉쳐서 만느는데 주로 햄버거에 넣어서 먹죠. 한국에서는 떡갈비 스타일로 밥반찬으로도 활용합니다. 일단 대체 육류에 대한 관심은 비건, 넌비건 모두에게 핫한 것 같습니다.  

 

식물에서 추출하는 단백질을 기반한 <식물성 육류>와 소, 돼지, 닭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거기에 고기색을 입힌 <배양육>으로 시장은 구분됩니다. 식물성 육류에서 빅히트를 친 곳은 미국의 <임퍼서블푸드>. 여기서 만든 패티를 사용한 <임파서블버거>가 미국에서 1천 곳이 넘는 레스토랑에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줄기세포 배양을 통해 만드는 고기인 <배양육>도 2013년 처음으로 기술이 선보인 이후 꾸준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2017년 미국의 메피스미트가 선보인 배양육 미트볼이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실제 고기보다 맛나다고 인정을 받으며 주목을 끌었죠.  

 

아직 대세는 식물성 육류인 듯한데 최근에는 맛이 지나치게 고기스러워서 비건보다 오히려 넌비건들이 건강하고, 윤리적이며, 품질이 좋다는 인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동원F&B에서 2019년 3월부터 미국의 비욘드미트를 수입/판매하고 있습니다. 미국 비욘드미트와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하는데 계약서를 본건 아니니 그건 잘 모르겠네요. ^^ 하여간 부스를 차리고 히트상품인 비욘드버거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곧 비욘드 소시지, 비욘드 비프, 비욘드 비프크럼블 등을 내놓는다고 합니다. 아마도 개인 시장과 B2B(레스토랑 및 식당)를 모두 겨냥하는 듯합니다. 

 

그 이외에 두 군데 정도 패티 스타일의 대체 육류를 선보였습니다. 실제로 시식도 이뤄지고 있고 해당 패티로 만든 햄버거를 파는 곳도 있습니다. 주로 비프와 치킨 스타일인데 맛은 나같은 넌비건이 먹었을 때 좀 아쉽다 하는 수준입니다. 좀 더 디벨롭이 될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비프 패티와 치킨 패티를 선보인 업체
여기는 이렇게 꼬치 스타일로 시식을 했는데 가장 반응이 좋았던 업체

2. 간편식 - 홀리굿니스 Wholly Goodness 

대체 육류를 지나서 눈에 띈 것은 한국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컵라면스러운 간편식(Instant Meal)이었습니다. 이것도 역시 이스라엘 기업의 제품을 수입한 제품인데 100% 천연재료로 뜨거운 물만 부으면 건강한 한 끼 식사가 되는 스타일입니다. 인공첨가물이나 방부제가 없고 당연히 비건 제품으로 개발이 되었죠. 약간 향신료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이라서 그런지 중동의 느낌인데 쌀과 렌틸콩, 퀴노아, 병아리콩, 토마토와 콩 등을 중동지역의 향신료를 기반으로 만들었는데 먹을만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맛나다고 생각되는데 이것도 결국 가격과 유통의 문제가 숙제로 남겠죠. 나눠준 홍보지에 있는 것에 따라 네이버 파란창에 <홀리굿니스>라고 검색하니 일본 교회가 제일 앞에 나오고 아무 정보가 안 나옵니다. 이 업체는 하루빨리 그 문제 먼저 확인을 하셔야 할 듯. 

 

https://whollygoodness.biz/ 이스라엘 본사 홈페이지 캡쳐 화면

3. 수제 밥가루 - 열풍건조채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제 밥 가루입니다. 아마 일식 후리가케와 비슷한 것인데 좋은 재료로 식물성 재료와 조미료, 소금, 설탕 같은 것으로 가미를 하지 않은 천연 그대로라는 것이 이 제품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후리가케처럼 밥에 뿌려서 들기름을 넣고 살살 비벼 먹는 스타일이라고 하는데 썩 괜찮아 보였습니다. 이날 전시장에 나온 건 야채와 청양고추 두 가지 맛이었습니다. 기타 멸치나 황태 같은 것도 있으신 듯. 김 같은 것을 빼서 소금기를 뺀 것도 좋고, 나름 건강에 무척 신경을 쓴 것 같은데 아쉬운 것은 가격이 좀 높더군요. 기본 야채가 12,000원 정도 합니다. 동결건조방식이 아닌 열풍건조방식이어서 채소들이 부서지지 않고 그대로 밥과 함께 비벼지는 게 특징입니다. (일단 찜 해놓고 좀 더 상품개발 아이디어를 통해 소싱을 해볼지 고민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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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비건 요거트, 아이스크림, 닭고기 등 많은 제품들이 있는데 국내 비건 시장 자체가 작다 보니 다양하게 전시된 것은 아닙니다. 돌아보는데 불과 1시간도 안 걸릴 정도로 작습니다. 이게 어쩌면 국내 비건 시장의 한계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비건을 단순히 완벽한 채식주의자의 개념으로 풀지 말고 건강하고, 청결하고, 윤리적이면서, 맛도 있는 고급 음식이라고 포지셔닝을 하고 스토리텔링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지 않고는 시장을 확대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단순히 여성들의 다이어트나 건강에만 소구 하면 허들이 높을 것이라고 판단되네요. 

 

하여간 비건 전시회에서 다음에는 국내 기업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어지는 사진은 간단히 코멘트만 합니다. 

 

코코넛 베이스의 마카룬이라는 과자입니다.
각종 콩을 이용한 볼 스타일 과자
왼쪽은 선식같은 것이었는데 맛났습니다. 이름은 비건테이블
왼쪽은 실내 채소배양기인데 월간으로 임대를 하는 제품이고, 오른쪽은 비건용 요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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