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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고여행/뉴질랜드

뉴질랜드 남섬, 테아나우에서 밀포드 사운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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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일찍 리얼저니 사무실에서 뉴질랜드 남섬 최고의 관광지인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차에 올라탔다. 차에는 테아나우가 중간 정류소였는지 이미 타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좋은 자리는 없었지만 리얼저니의 독특한 버스 디자인 덕분에 아름다운 풍경을 놓치지 않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뉴질랜드 남섬은 북섬에 비해 험한 편인데,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길 또한 험준하다. 일명 밀포드 로드라고 불리는 이 길은 높은 산과 좁은 길로 유명. 위로는 눈 쌓인 산이 아래로는 끝없이 떨어지는 절벽이 있어 아찔하기 그지없다.

바깥 풍경을 즐기도록 디자인된 리얼저니의 관광버스

그러나 멋진 밀포드 사운드를 구경하려면 위험을 무릅쓰고 밀포드 로드를 거쳐 호머터널을 지나가야 한다. 간혹 악천후일 때는 길이 폐쇄되기도 한다니 될 수 있으면 날씨가 좋은 봄과 여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남반부이므로 한국 계절로는 가을과 겨울이 되겠다.). 밀포드 로드는 호수와 숲 그리고 높은 산이 동시에 어우러지는 지구 태초의 자연을 그대로 담고 있는 곳이다. 밀포드 로드는 비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맑은 날을 본다는 것이 오히려 힘들다고 한다. 우비 혹은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할 정도로 습한 느낌. 우비는 나중에 밀포드 사운드에서도 필수 준비물이므로 여행 갈 때 미리 챙기는 것이 좋다.

뉴질랜드 남섬의 풍경이 아직도 선하다.

호수와 산 그리고 들판이 조화로운 자연을 지켜가는 뉴질랜드 남섬

유리처럼 맑게 비추는 호수, 유리 호수

밀포드 로드 중간 중간에는 유명한 명소가 있다. 리얼저니 관광버스는 주요 스팟에 멈추고 관광객들이 스팟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다. 한국 같은 휴게소는 절대 없다. 당연히 물건 파는 사람도 없다. 오로지 적막한 자연만 있을 뿐이다. 워낙 맑고 깨끗한 청정지역이라 유리호수가 존재할 수 있는 곳. 주변의 높은 산과 하늘 그리고 들판을 그대로 담아내는 호수의 그 넓은 가슴에 안기니 나도 그 자연의 일부가 된다.

유리호수는 뉴질랜드 남섬의 청정한 자연을 대표한다.

진정한 세계유산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간신히 제한된 앵글에 담아낸 유리호수의 일부

한참을 달리다 보면 높은 산 위에 있는 눈이 녹아내리는 실오라기 같은 폭포를 만날 수 있다. 하나가 아니라 수많은 가닥이 산에서 땅을 향해 내리 달린다. 밀포드 사운드가 가까워질수록 산은 더욱 높아지고 골은 더욱 깊어진다. 이게 바로 2백만 년 전 빙하기가 만들어낸 작품이라니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본격적으로 높은 산과 깊은 계곡이 펼쳐진다.

산에서 내려오는 실오라기 같은 폭포들

큰 산을 넘어가야 되기에 만년설은 점점 가까워지고

저런 곳에도 나무가 자란다는게 신기할 뿐

호머터널에서 차선 대기를 하던 중 차에서 내리면 눈과 새들을 만날 수 있다.

만년설로 만들어놓은 눈사람

호머터널을 나오면 이제는 밑으로 내려가는 길이 열린다.

신비한 물이라는 조각가, 캐즘

한참을 달리다 보면 뉴질랜드에 몇 개 없는 터널 중 하나인 호머 터널이 나타난다. 달랑 1차로인 터널이기에 한쪽에서 이용하면 반대편에서는 그 차들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재미있는 터널이다. 한국식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이런 터널을 만들었다면 아마 추적60분에서 열심히 까였을지도 모를 일. 하지만, 뉴질랜드 사람들은 개발이라는 편의보다는 불편한 자연을 선택한 것이다.

캐즘가는 길, 길에서 15분 정도를 걸어들어간다.

걸어들어가는 길은 원시림 그대로의 느낌

물 흐르는 계곡에 이상한 돌들이 보입니다.

돌이 뚫려 있는 모습. 여기가 바로 캐즘

사람과 친한 뉴질랜드 잉꼬

캐즘은 물이 만들어낸 신비한 계곡이다. 오랜 시간 산줄기를 타고 떨어지는 물의 힘으로 거대한 바위에 구멍이 뚫리고 그 구멍 사이사이를 다시 물이 지나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처음에는 뭔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신기하기 그지없다. 이 캐즘을 보려면 길에서 약 15분 정도 천천히 걸어 들어가야 한다. 캐즘을 보고 나오니 아이가 열심히 아이폰으로 무언가를 찍고 있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뉴질랜드 잉꼬. 당근이라도 하나 주면 얼마나 맛나게 먹는지 모른다. 푸른색이 아주 잘 어울리는 녀석이다.

이렇게 한참을 달려오니 밀포드 사운드를 탐험할 배가 있는 선착장에 도착했다. 말로만 듣던 밀포드 사운드의 장관을 볼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차 온다. (To be continued…)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를 나가는 선창장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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