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에서 김미현 그리고 지금의 서희경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LPGA에서 우승해 본 경험이 있는 프로들이라는 것. 그중에서도 특히 나에게 골프와 인연을 맺어준 김미현 프로는 잊을 수가 없다. 직접 선수 관리를 하지는 않았지만, IMF 이후 스폰서 덕에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던 박세리 프로와는 달리 어렵게 LPGA 투어를 다니던 김미현 프로. 당시 중소기업 상장사였던 회사의 기획홍보실장이라는 직함 덕분에 김미현 프로의 스폰서가 되는 모든 작전 수립과 기자회견 그리고 2달 후 환상적인 첫 번째 LPGA 우승 후 공항 영접 및 기자회견까지를 혼자 준비했던 기억이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련한 추억처럼 느껴진다. 김미현 프로의 아버님과 김미현 프로도 내 이름을 모른다. 아마 내 존재도 잘 모르실거다. 그 이유는 내가 나선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지금은 국내 최고의 PR 회사 설립자인 친구를 잘 다니던 직장에서 스카우트해와 모든 것을 맡기고 나서 비로소 홍보에서 기획업무로의 전환이 가능했다. 그 사이 골프도 배우고 백돌이에서 싱글 직전까지도 갔지만, 골프 손 놓은지 5년 만에 지금은 골프를 하면 타수도 세지 않는 맘 편한 골프쟁이로 변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LPGA 1세대들은 천천히 화려한 무대에서 사라졌다. 그 이후 또 수많은 여성 프로들이 LPGA에서 활약했지만, 마땅히 마음 가는 프로가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게임을 보게 된 서희경 프로. 이 선수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반해버리고 말았다. 젊은 친구가 어쩜 그리도 강단이 좋은지.. 골프는 강심장과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한 멘탈 스포츠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만큼 정신력도 게임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보통 선수가 경기 중 한꺼번에 무너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한번 실수한 샷을 계속 머리에 남겨두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승하는 프로를 보면 대부분 강한 정신력을 지닌 경우가 많다. 서희경 프로도 여자 답지 않은 담대함을 지닌 것도 마음에 든다. 그런 담대함은 라운드를 매일 이어가는 프로 골퍼들에게는 꼭 필요한 덕목이다. 한 홀의 실수 혹은 한 타의 실수는 라운드 내내 만회할 기회가 반드시 온다. 그러나 그 실수에 대해 반복적인 되새김을 하다보면 결국 스스로 거대한 웅덩이에 빠져 버리고 마는 결과를 낳는다.
오늘 서희경 프로가 출전한 대회 2라운드가 끝났다. 서희경 프로 5언더로 공동 2위. 파이널 라운드에서는 반드시 역전 우승을 일궈내서 LPGA 우승에 이어 국내 대회도 한번 쓸어주길 바란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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