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훈련(Physical Training)은 부모가 아이에게 가장 우선으로 배려해야 하는 덕목이다. 수학이나 영어 같은 교과목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신체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머리가 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나도 어린 시절 집이 힘들어도 어머니의 배려로 남산에 있던 어린이회관의 수영교실에서 일찍 수영을 배웠다.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는데 그때 배웠던 수영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어렴풋이 남아 있는 것은 어리면 어릴수록 근육에 기억되는 운동력은 더 본능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아이를 뉴질랜드에 보내기 전과 보내고 나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 막상 이곳 아이들의 커가는 과정을 바라보니 참 자유롭고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거리낌 없이 맨발로 다닐 정도로 먼지도 없고, 해로운 것도 없을뿐더러 운동 열심히 하고 일찍 자는 습관을 길러 아이들 대부분이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체력은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몸을 단련하는 원초적인 힘이 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강아지가 태어난 지 3년 정도 되면 철견 3종, 5종 경기는 기본이란다. ^^
아이를 위해 나는 교과 학습도 중요하지만, 신체 훈련에 좀 더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수영은 필수 운동으로 생각한다. 뉴질랜드가 섬이고 도시 대부분이 바다를 끼고 발달해 있는 해양민족의 특성상 수영은 어려서부터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TV 공익 광고에도 어려서부터 수영을 배워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보내겠는가? 아이가 다니는 수영장은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체육 시설에 있다. 국내 같으면 우선 수영장을 찾기부터가 쉽지 않을 텐데 뉴질랜드는 체육시설이 비교적 곳곳에 잘 만들어져 있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좋은 편이다. 우리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 인프라보다도 이런 체육 시설과 자연 친화적인 생태계적 인프라가 훨씬 더 인간적이며 삶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아닌지 고민스러울 때도 있다.
지금 아이가 다니는 수영장은 수영장에 소속된 클래스가 아니다. 한국인이 수영장을 시간으로 임대해 클래스를 모으고 레슨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 체육시설이 이렇게 별도 코치에게 레슨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임대해주는 것도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광경. 아이는 이제 접영을 배우기 위해 다리를 차는 훈련을 하고 있다. 배영은 내가 봐도 수준급.. ^^ 앞으로 수영만큼은 계속해서 해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도 있다. 지구력이 약한 아이에게 가장 접합한 운동이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물에서 벌어질 수 있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수영을 잘한다면 일단 침착할 수 있기에 더욱 수영만은 계속하길… 이렇게 생각하는 나는 수십 년 전에 배운 그 수영을 이제는 근육에서조차 기억이 희미하다. 수영 이제 50미터나 갈까? ㅜ.ㅜ 한국으로 돌아가면 수영장이나 다시 다녀야겠다. 정작 아이에게만 시키고 나는 뒷짐 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도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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