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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이라는 숫자를 정말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그랬다. 이유는 없다. 그냥 좋다. 하긴 굳이 이유를 들자면 생일 때문이다. 3월 3일이 생일인데 그래서 그런지 어려서부터 3이라는 숫자에 행복한 각인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 생일이라도 그 감흥은 많이 줄었다. 대학시절만 하더라도 친구들과 먹고 마시고 무슨 큰 잔치라도 벌이는 것처럼 즐겼지만, 머리 크고 나서는 생일 파티조차도 거르게 된다. 아빠 대부분이 그렇지만 아이가 커가면 커갈수록 아빠의 생일은 점점 더 작아진다. (그러고 보니 내가 어렸을 때도 부모님 생일잔치를 떡 버러지게 한 기억이 별로 없다.)
기러기 생활을 하다 보니 주변에서 챙겨줄 사람마저 없어 일부러 회사에서 생일을 떠들고 다녔다. 안 그러면 안 챙겨줄까봐 말이다. 열심히 떠든 덕을 봤으니 바로 선물이 배달되어왔다. 물론 선물이 도착하기 전 작은 해프닝이 있었는데 <사장님 선물 구입 관련>이라는 직원들간의 메일을 누가 회신하면서 회사 단체 메일로 보내 그만 봐버리고 만 것. 결국, 무슨 선물인지는 알면서 받으니 조금 김은 셌지만, 나름 아이템 자체에 충격을 받았다. 집들이 선물에나 어울릴만한 <테팔 프라이팬 3종 세트>. 그러고보니 회사 주방에 프라이팬이 없었다. 나에게 선물하고 자연스럽게 내가 회사에서 이것저것 요리를 해주니 이걸 사용해서 더 맛있는 요리를 해달라는 무언의 압력? 결국 제일 큰 프라이팬을 회사 주방에 조용히 헌신했다.
직원들 하는 것 봐서 섬겨주던지 말든지 해야겠다. 007호 본드걸이 지난주 장염으로 고생했는데 이번주 금요일에는 스파게티 신공 한번 펼쳐야겠다. 프라이팬 사준 값은 해야지. 세상에 사장 생일선물로 프라이팬이라.. 음.. 정말 의미심장하다. 무엇이든 잘 요리하라는 의미? 일이든 사람이든, 요리이든.. ㅋㅋ 그렇게 생각하는게 정신건강에는 좋을 듯. 괜히 사장의 가사도우미화를 고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기러기 생활을 하다 보니 주변에서 챙겨줄 사람마저 없어 일부러 회사에서 생일을 떠들고 다녔다. 안 그러면 안 챙겨줄까봐 말이다. 열심히 떠든 덕을 봤으니 바로 선물이 배달되어왔다. 물론 선물이 도착하기 전 작은 해프닝이 있었는데 <사장님 선물 구입 관련>이라는 직원들간의 메일을 누가 회신하면서 회사 단체 메일로 보내 그만 봐버리고 만 것. 결국, 무슨 선물인지는 알면서 받으니 조금 김은 셌지만, 나름 아이템 자체에 충격을 받았다. 집들이 선물에나 어울릴만한 <테팔 프라이팬 3종 세트>. 그러고보니 회사 주방에 프라이팬이 없었다. 나에게 선물하고 자연스럽게 내가 회사에서 이것저것 요리를 해주니 이걸 사용해서 더 맛있는 요리를 해달라는 무언의 압력? 결국 제일 큰 프라이팬을 회사 주방에 조용히 헌신했다.
45살 생일선물로 직원들로부터 받은 프라이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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