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친한 친구인 대학동창과의 인연은 올해로 26년째. 보통은 초등 혹은 고등학교 동창과 친하기 마련이라는데 초등 동창은 너무 잘나가는 놈들이 많아서 그런지 도무지 연락이 안 되고, 고등 동창은 선생님이 아프시고는 연락이 쉽지 않네요. 하지만, 대학 1학년에 처음 만나 친구가 된 인연은 26년의 세월 속에서도 서로 무엇을 하든 어찌 되었든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둘은 고3 영어 선생님으로 나머지 둘은 회사원과 사업의 길을 가고 있지만, 그래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저 마음 편하게 대학교 1학년으로 돌아가 있는 술에 있는 안주 즐길 수 있는 막역한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친구와 송년회를 벌이던 중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부모님 세배 투어>. 그동안 우리끼리는 얼굴도 보고 술도 하고 했지만, 부모님들께 1년에 한 번씩 인사를 드리는 게 좋지 않겠냐는 취지였죠. 다행히 모두가 공감. 그 실행일을 조정한 끝에 2월 7일 일요일로 잡혔습니다. 부모님이 계신 곳이 워낙 흩어져 있어 어렵게 코스를 잡았습니다. 분당 -> 광명 -> 흑석동 -> 잠실로 이어지는 대장정.
아침 10시에 모여 먼저 저희 집을 방문했는데 연로하신 아버지. 너무 좋아하시더군요. 반갑게 친구의 손을 잡아 주시고 또 세배도 받으시고, 이런 분위기는 친구 부모님을 방문할 때도 똑같았습니다. 어쩜 모두 부모님 마음은 한결같으신지. 손을 잡아주시고 잘 왔다고 칭찬해주시고.. 잘 사느냐고 안부 물어봐주시고.. 우정이 한결같아 너무 보기 좋다는 말씀이 다 똑같으시더군요. ^^ 여든이 넘으셨는데도 임대업을 하고 계신 어머니가 역시 쌈짓돈이 제일 넉넉하셔서 저녁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세뱃돈도 주셨습니다. 아프셔서 마음이 아픈 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인사를 드리고 나니 묵혀둔 숙제를 말끔하게 해치운 느낌이 들더군요.
여러분.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부모님 세배 투어 한번 돌아보시길 권합니다. 친구와의 우정이 다시 보이고.. 부모님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며.. 추억이 새롭네요. 그런데 저는 온종일 운전을 했더만.. 갑자기 어젯밤 부터 몸살, 목감기와 오셨습니다... ㅜ.ㅜ 신플 이후로 면역력이 급격히 약해진 듯..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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