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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마시고

횡성 한우촌을 다녀와서, 지역 콘텐츠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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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지역마다 축제도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지역 경제와 브랜딩을 위해, 사람을 지속적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기획되는 지역 축제.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궁극적으로는 지역 색깔을 명확히하고 전통을 만들어가는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역 축제가 활성화되면서 하나, 둘 생긴 것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입니다. 가장 흔한 것은 농축수산물이죠. 그리고 그 농축수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도 지역 기반의 좋은 콘텐츠입니다. 오늘은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횡성 한우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나름 고기 좀 씹었기에 고기맛에 민감한 편이지만 - 이거 농담입니다. 절대 진담 아닙니다. - 한국 사람치고 소고기 싫어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을 듯싶네요. 지난 8월말 평창에 취재를 갔습니다. 이왕 가는거 횡성을 지나 한우라도 먹고 가야겠다는 일념에 저녁 취재인데도 불구하고 점심 때를 맞춰 서울을 출발. 조금 늦은 점심에 횡성 한우백화점이라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횡성 일대에는 이런 한우촌이 여러곳에 형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날 찾아간 곳은 우천면 우항리였습니다.

나물은 정말 맛있더군요. ^^

꽃등심입니다. 가격은 서울에서 정육점 수준입니다.

판에서 굽기 시작 ^^

두 명이 꽃등심 2인분과 육회를 먹었습니다. 고기 상태는 보기에는 좋아 보였는데 육질은 생각보다 크게 감동적이지 못하더군요. 솔직히 말해 집 근처 자주가는 정육점에서 사 먹는 꽃등심에 비해 가격은 비슷했지만, 맛은 좀 떨어진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가게에서 먹는 것을 생각하면 분명 량은 넉넉했다고 생각되는데, 멀리서 횡성 한우촌까지 찾아간 것은 량보다는 질을 기대했기 때문이죠. 정말 저렴한 소고기는 서울에도 많다고 생각됩니다. 육회도 그다지 감동적이지 못하더군요. 서울에서 고깃집 하시는 형님께 이 말씀을 드리니 횡성에서 하루 소비되는 질 좋은 소고기의 량은 극히 한정되어 있어 모든 고기가 다 좋을 수는 없다고 하시더군요.

글쎄 질은 그다지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닌 듯

집에서 먹을 때보다는 조금 못했다는 느낌

육회가 저렇게 나와서 잠시 어떻게 먹을까 고민

지역을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초심처럼 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별다른 개성없이 가격만을 소구한다면 횡성 한우촌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이 좀 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논리는 결국 모든 지자체의 특성화된 콘텐츠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 만들어내는 고통보다 그것을 유지하는 고통이 더 크다는거. 하지만 그 열매는 당신이 아닌 그 후대에서 더욱 빛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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