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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마시고

총각네 야채가게, 아저씨를 속여먹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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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퇴원하신 후 드실만한 과일을 사기 위해 동네를 어슬렁거렸다. 수박은 비가 많이 와서 별로이고 자두를 잘 드셨던 생각이 불현듯 나서 자두를 사야겠다고 마음먹고 가는데 마침 총각네 야채가게가 보인다. 예전에 수박 반 통을 사서 무척 잘 먹었던 기억 덕분에 아줌마들에게 인기 많다는 그곳에 아저씨가 들어간 것.

매대를 둘러보다 자두를 발견했다. 그런데 이게 생긴 게 영.. 맛과는 상관없이 생겼다. 그 앞에서 갈등을 겪고있는 나에게 한 총각에 다가왔다. 서슴없이 무척 달고 맛있다고 자두를 권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아무리 봐도 달게 생기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그 총각의 말을 신뢰했던 내가 바보였다. 계산을 하면서 다시 한번 확인하고 어르신이 드실거라서 딱딱하면 안된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아주 우렁차고 자신감 넘치게 리액션을 한다. 그런데 그 신뢰는 딱 거기까지였다.

집에 사다 놓았는데 아버지는 드실 생각을 않하신다. 그리고는 다른 과일만 찾으셔서 한번 먹어봤더니.. 헉.. 젠장.. 완전히 시고 딱딱하고 나원 나는 무슨 비타민C 뭉쳐놓은 과일을 먹는 줄 알았다. 당도 제로에 도전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맛이 없어 혹시 상온에 보관하면 제대로 익을까하고 며칠 밖에 보관했더니 익기 전에 벌써 섞어 문드러지기 시작했다. 후회해봐야 뭐할 것인가? 결국 아침 출근길에 바로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투척하고 말았다.

버려지기 직전의 자두

총각네 야채가게에 아저씨가 간 것이 그리도 큰 죄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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