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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단편, 탐정 갈릴레오 _ 히가시노 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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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를 처음 만난 것은 <자전거로 멀리가고 싶다>를 번역했고 나와 함께 <웹심리학>을 번역한 토양이 님의 추천이었다. 추천받은 소설은 <사명과 영혼의 경계>. 당시 메디컬 스릴러 장르에서 상당히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히가시노 게이고에 홀딱 반해 <용의자 X의 헌신>, <악의> 등 그의 히트작을 계속 만났다. 마치 히가시노 게이고 중독에라도 걸린 것 같았다.

올여름도 예외는 아니다. 아들과 함께 돌아보던 서점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을 만났다. <탐정 갈릴레오>에는 <용의자 X의 헌신>에 등장하는 유가와라는 물리학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친구인 형사로부터 의뢰도 아닌 상담도 아닌 이상야릇한 커뮤니케이션 끝에 사건의 정황을 과학적으로 설명해주는 유가와. 이미 <용의자 X의 헌신>에서 그의 활약을 보아온 덕분인지, 그의 등장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탐정 갈릴레오>에는 인간적인 감동이나 생각지도 못한 충격은 없다. 그냥 아주 평이하다는 표현이 솔직한 이야기가 될 듯. 몇 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탐정 갈릴레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그런 것처럼 부담없이 읽기 좋다. 짧고 군더더기 없는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문체는 경제성이 투철한 일본인답다는 생각이 든다. 굵고 파란만장한 서양식 추리와는 완전히 색다른 머리회전을 요구한다. 

이미 <탐정 갈릴레오>는 일본의 드라마로 선 보였기에 어쩌면 밋밋한 소금 같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초기 작품이다. 하지만, <다빈치 코드> 이전에 나왔던 <천사와 악마>를 읽고 느꼈던 아쉬움처럼 제대로 된 <용의자 X의 헌신>을 먼저 읽었다면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욕심부리지 않고 편하게 히가시노 게이고의 맛을 제대로 살리는 번역으로 우리에게 언제나 즐거움을 주는 번역가인 양억관 님에게 그저 감사드리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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