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사명과 영혼의 경계]를 읽고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에게 그만 푹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문학성을 따지기 이전에 소설이 갖는 재미를 다시 찾은 것 같아 한편으로는 조금 흥분이 될 정도였죠. 뉴질랜드는 로컬까지 포함해 약 14시간 이상 비행기와 공항에 있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갔지만 지난번 두 번째 비행에서는 나름 준비를 철저히 했죠. 영화 도 노트북에 담고 그리고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소설.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수작으로 알려진 [용의자 X의 헌신]이었습니다.
사무실 일본문화 스페셜리스트 ‘토양이’님의 적극 추천도 한 몫 했죠. <사명과 영혼의 경계>가 메디컬 스릴러였다면 [용의자 X의 헌신]은 우리가 신문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플롯 구성
소설의 기본 설계는 이렇습니다. 긴자의 카바쿠라에서 은퇴한 이혼녀와 그의 딸 그리고 그 옆집에 사는 이혼녀를 사모하는 천재 수학교사. 어느 날 이혼녀를 찾아온 전 남편의 행패를 못 이기고 모녀가 결국 큰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그 사건을 용의주도하게 처리해가는 천재 수학교사.
그 사건을 쫓는 형사. 그 형사는 사건이 꼬일 때마다 친구인 대학의 수학교수를 찾죠. 그 수학교수는 또 늘 그런 사건을 논리적으로 설명해가면서 그 형사의 사건 해결을 종종 돕는 아주 엉뚱한 관계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 소설의 복선이 연결됩니다. 바로 천재 수학교사와 그 수학교수는 대학 동문이었던 것이죠. 더구나 그 형사까지 대학동문. 이 연결고리가 결국 사건 해결까지 가는데 집중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역시 한 번에 읽히는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의 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수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추리소설의 적절한 긴장과 함께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들더군요. 책을 빨리 읽는 편은 못되기 때문에 결국 뉴질랜드 집에 도착해서야 다 읽게 되었지만,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까지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양억관’이라는 번역가의 자질도 참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설은 번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정말 크죠. 나름 깔끔한 번역 덕분에 재미있게 읽게 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네요. ^^
앞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은 계속 찾아봐야겠습니다.. ㅋㅋ
'Book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콩에 취하다 Mad for Hong Kong (8) | 2008.05.01 |
---|---|
악인 _ 요시다 슈이치 (2) | 2008.03.09 |
사명과 영혼의 경계 _ 히가시노 게이고 (2) | 2008.01.21 |
[만화] 바텐더 Bartender (11) | 2008.01.01 |
앨고어, 불편한 진실 _ 지구도 많이 아픕니다! (35) | 2007.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