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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지구온난화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게 해준 것은 앨 고어의 [불편한 진실]이었습니다. 그 책과 영화를 본 후 지구온난화의 위험과 그 증거들 그리고 그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올여름도 무척 더웠고 오랜 기간 여름이 이어졌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에는 예전에 보이지 않던 열대성 어류가 몰려들고 급기야 고래가 서해안에 나타나기까지 했죠.
BBC의 유명한 다큐멘터리 살아있는 지구에는 북극의 얼음이 예년에 비해 많이 녹으면서, 영구동토층이 점점 줄고 있어 북극곰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장면이 나옵니다. 급기야 최근에는 북극해에 있던 바다 속 빙하가 따뜻한 해류에 녹으면서 수 만 년 동안 얼음 속에 숨어 있던 메탄가스가 배출되기 시작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메탄은 지금까지 알려진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보다 몇 배 더 위험하다고 합니다.
개요과 주요 논쟁들
지구온난화를 실질적 위협으로 생각하는 과학자와 정치가 그리고 환경보호론자에 대항하는 그룹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놀랐습니다. 그것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과학적 데이터 같은 명확한 증거 없이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종교적 신념에 의한 비과학적 광신도 혹은 사이비 과학자라고 헐뜯는 내용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독설을 퍼붓는 책이 바로 [기후 커넥션]입니다.
로이 W. 스펜서라는 기후학자가 집필했는데, 한심하기 그지없더군요. 지구온난화를 주장하고 그 위협을 홍보하는 사람을 매도하는데 어이가 없었습니다. 병든 지구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모두 개인적 이익을 위해 지구온난화를 팔아먹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그리고 그런 논리를 설명하려고 내놓은 과학적인 증거는 없고, 오로지 [지구온난화를 설명할 수 있는 과학적인 데이터는 어디에도 없다]는 다소 황당한 논리를 전개합니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을 모두 이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구온난화 그룹의 책으로 가장 유명한 불편한 진실은 읽고 또 보았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논리가 무척 관심 있었지만 아쉽게도 로이 W. 스펜서는 아무런 과학적 주장도 없이 상대편의 주장은 비과학적이라는 논리로만 접근하고 있습니다.
가증스럽게도 결국 최종적인 결론에서는 교토의정서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현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절하기 위한 교토의정서는 지구온난화를 줄이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그의 조국 미국이 교토의정서를 지키지 않으려고 만들어낸 논리일 뿐이죠. 기업에게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고자 별도의 추가적인 비용을 요구하게 되면 오히려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주장. 자연환경보호주의자는 사이비 과학자라는 주장. 그들의 주장에 놀아나는 언론도 문제라는 주장. 결국 이 책의 저자는 저주를 퍼붓는 것으로 책을 마칩니다.
책의 결론과 느낌
역겨워서 읽는데 참 힘들었습니다. 좀 더 세련되고 과학적인 논리를 원했는데 그런 설득력보다는 저주만이 가득한 것이 참 아쉽더군요. 마지막에는 환경보호론자를 좌익으로 몰아버리는 장면까지 나오는데 아주 황당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곳곳에는 지구온난화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다소 이율배반적인 전제를 계속 깔아갑니다. 로이 W. 스펜서의 주장은 지구온난화는 지금 벌어지는 현상이 아닐지 모르며, 온난화는 지구 스스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자연 치유를 주장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대처 방식이 현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한 조절을 통해 기업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다른 방향을 점진적으로 찾아야 한다면서 대체 에너지 이야기를 뒷부분에서 장황하게 늘어놓지만 모든 방식에 대해 냉소적으로 비꼬는 듯한 느낌으로 풀어가더군요.
최근의 역사 교과서 개편 논의가 정치적 주장만 난무하는 것을 보면서 이 문제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어디에도 역사학자의 진지한 토론은 없이 모두가 한편에서 자신만의 입장이 곧 결론인 것처럼 주장하는 지금의 우리 상황과 비슷하죠. 건전한 토론은 반대편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세련되고 명확한 자료를 통해 자신의 주장이 아닌 논리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를 조롱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앨 고어의 주택이 환경친화적이지 않다는 둥, 지구온난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비행기나 차는 왜 타고 다니느냐는 둥의 조롱을 퍼붓는 것으로 대화를 대신하는 것을 보니 참 안타깝더군요.
이 책은 추천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가장 완벽한 오해와 편협한 과학이 인류에게 얼마나 위협적인가를 느끼고 싶다면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
BBC의 유명한 다큐멘터리 살아있는 지구에는 북극의 얼음이 예년에 비해 많이 녹으면서, 영구동토층이 점점 줄고 있어 북극곰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장면이 나옵니다. 급기야 최근에는 북극해에 있던 바다 속 빙하가 따뜻한 해류에 녹으면서 수 만 년 동안 얼음 속에 숨어 있던 메탄가스가 배출되기 시작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메탄은 지금까지 알려진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보다 몇 배 더 위험하다고 합니다.
개요과 주요 논쟁들
지구온난화를 실질적 위협으로 생각하는 과학자와 정치가 그리고 환경보호론자에 대항하는 그룹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놀랐습니다. 그것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과학적 데이터 같은 명확한 증거 없이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종교적 신념에 의한 비과학적 광신도 혹은 사이비 과학자라고 헐뜯는 내용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독설을 퍼붓는 책이 바로 [기후 커넥션]입니다.
로이 W. 스펜서라는 기후학자가 집필했는데, 한심하기 그지없더군요. 지구온난화를 주장하고 그 위협을 홍보하는 사람을 매도하는데 어이가 없었습니다. 병든 지구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모두 개인적 이익을 위해 지구온난화를 팔아먹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그리고 그런 논리를 설명하려고 내놓은 과학적인 증거는 없고, 오로지 [지구온난화를 설명할 수 있는 과학적인 데이터는 어디에도 없다]는 다소 황당한 논리를 전개합니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을 모두 이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구온난화 그룹의 책으로 가장 유명한 불편한 진실은 읽고 또 보았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논리가 무척 관심 있었지만 아쉽게도 로이 W. 스펜서는 아무런 과학적 주장도 없이 상대편의 주장은 비과학적이라는 논리로만 접근하고 있습니다.
가증스럽게도 결국 최종적인 결론에서는 교토의정서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현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절하기 위한 교토의정서는 지구온난화를 줄이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그의 조국 미국이 교토의정서를 지키지 않으려고 만들어낸 논리일 뿐이죠. 기업에게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고자 별도의 추가적인 비용을 요구하게 되면 오히려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주장. 자연환경보호주의자는 사이비 과학자라는 주장. 그들의 주장에 놀아나는 언론도 문제라는 주장. 결국 이 책의 저자는 저주를 퍼붓는 것으로 책을 마칩니다.
책의 결론과 느낌
역겨워서 읽는데 참 힘들었습니다. 좀 더 세련되고 과학적인 논리를 원했는데 그런 설득력보다는 저주만이 가득한 것이 참 아쉽더군요. 마지막에는 환경보호론자를 좌익으로 몰아버리는 장면까지 나오는데 아주 황당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곳곳에는 지구온난화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다소 이율배반적인 전제를 계속 깔아갑니다. 로이 W. 스펜서의 주장은 지구온난화는 지금 벌어지는 현상이 아닐지 모르며, 온난화는 지구 스스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자연 치유를 주장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대처 방식이 현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한 조절을 통해 기업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다른 방향을 점진적으로 찾아야 한다면서 대체 에너지 이야기를 뒷부분에서 장황하게 늘어놓지만 모든 방식에 대해 냉소적으로 비꼬는 듯한 느낌으로 풀어가더군요.
최근의 역사 교과서 개편 논의가 정치적 주장만 난무하는 것을 보면서 이 문제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어디에도 역사학자의 진지한 토론은 없이 모두가 한편에서 자신만의 입장이 곧 결론인 것처럼 주장하는 지금의 우리 상황과 비슷하죠. 건전한 토론은 반대편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세련되고 명확한 자료를 통해 자신의 주장이 아닌 논리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를 조롱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앨 고어의 주택이 환경친화적이지 않다는 둥, 지구온난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비행기나 차는 왜 타고 다니느냐는 둥의 조롱을 퍼붓는 것으로 대화를 대신하는 것을 보니 참 안타깝더군요.
이 책은 추천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가장 완벽한 오해와 편협한 과학이 인류에게 얼마나 위협적인가를 느끼고 싶다면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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