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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거름이 되어

책읽는 순례자3 2008.08.14 11:17
지난 2004년 1월에 썼던 블로그 포스트입니다.
원래는 엠파스에 있던 것인데.. 하나 둘 옮겨오게 되네요.. ^^

----------- 2004년 1월 19일 엠파스 블로그에서 -------------

어느날 사랑하는 아들이 이런 말을 했다...
"내 눈물은 거름이야. 내가 눈물을 흘리는 만큼 자라는거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6살 무렵의 짠이.. 장남감은 아빠의 휴대전화

이제 6살 5개월 된 사내 녀석이 38살하고도 10개월이 된 아빠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눈물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이것보다 눈물의 의미가 더 잘 표현될 만한 것이 있을까?

그러고 보니 아이들은 눈물을 참 잘도 흘린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울기시작하고? 배고프다고 울고... 쉬야했다고 울고... 무섭다고 울고... 예방주사 맞으면서 울고... 친구의 주먹에 울고... 슬퍼서 울고... 그런 어린시절을 지나 머리도 크고 몸도 커버린 나는 지금은 어떤가? 정말 짠이처럼 어린 마음이 되어 아주 넋을 놓을 정도로 편하게 울어본 적이 있는가? 소리내어 훌쩍거리며..어깨를 들썩이며 말이다.

아마도 내가 머리가 큰 후 제일 크게 울었던 것은 어머님이 뇌출혈로 쓰러지셨을 때 같다. 88년 올림픽 개막식이 있던 9월 18일. 난 이날을 내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그날 정말 주변의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내 안의 모든 슬픔을 눈물로 토해내려는 듯 무섭게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어머님은 두번, 세번...네번..다섯번... 쓰러지셨고.. 그렇게 회수가 더해갈 수록 내 눈물도 점점 줄어들었다. 지금은 노인병원 중환자실에 가족과 떨어져 홀로 계신다. 물론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시고 그저 하늘만 멍하니 바라보고 계시지만... 간혹 어머님을 보고 올 때... 눈물이 핑하고 돌아 시야를 흐린다.

어머니로부터 태어나며 울고 또 어머님을 보내며 울어야 하겠지...

하지만, 정말 더 나를 눈물 나게 하는 것은 하나 밖에 없는 내 아들... 내 어머니의 하나 밖에 없는 손자가 할머니의 따듯한 목소리를 한번도 듣지 못했고.. 그 품에 한번도 안겨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늘 녀석의 기억에서 할머니는 병원 침대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런 할머니이기 때문이다....

2008년 8월 14일 PS.
어머님은 이 글을 쓰고 정확히 두 달 후 주님께 돌아가셨습니다..
지금은 그 고통의 시간을 지나 주님 곁에서 편히 계시리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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