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리지 않고 먹는 음식 중에는 자장면이 단연 선두지만, 여름을 제외하고 즐기는 또 다른 음식은 바로 ‘초밥(스시)’입니다. 학창 시절에는 감히 먹기 힘든 음식 중 하나였는데, 회전초밥이 유행하면서 그나마 쉽게 즐길 수가 있게 되었죠. 그러나 회전초밥은 생생한 초밥이라고 하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아무리 플라스틱 뚜껑으로 덮어두더라도 방금 해내는 초밥과는 차이가 크죠.
그래서 일식집 선반에 앉아 요리사가 직접 해주는 초밥을 하나, 둘 주워먹는 재미가 더욱 쏠쏠합니다. 물론 회전초밥에 비해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그만큼의 가치는 있죠. 동부이촌동에 괜찮은 초밥집이 있다며 후배가 턱을 쏘더군요. 위치는 동부이촌동 거의 끝 지점. 저만 몰랐지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곳이라고 합니다. 밖에서 보기에는 조촐한데, 속도 조촐합니다. 작은 방 두개인가와 테이블 하나 그리고 7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선반이 다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에 전화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점심 예약이 풀로 찼다는 거.. ^^
이날은 간신히 1시 예약을 하고 선반에 앉아 초밥 탐험을 시작했습니다. 직접 앞에서 만들어주는 초밥은 한마디로 ‘경쾌합니다.’ 먹는 속도와 만드는 리듬이 만들어내는 묘한 경쾌함이 맛을 살려주죠. 이런 상황을 바로 살아 있는 맛이라고 표현해도 될 듯합니다. 만드는 사람의 손길과 눈빛을 보면서 먹으면 그 맛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죠. 이것이 회전초밥과 차별화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회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과일까지 아주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사실 맛없는 초밥은 먹다 보면 질리는데, 그 이유는 각 재료의 맛을 극대화시키지 못하면 모든 초밥이 다 비슷한 맛을 내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꾸의 초밥 릴레이는 리듬과 경쾌함 그리고 즐거움이 있습니다. 너무 극찬일까요? ^^ 점심 초밥코스가 1인당 4만원. 물론 보통 직장인의 점심 값으로는 과한 금액입니다. 하지만, 그 맛이 강남의 유명 일식집 초밥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에는 배가 불러 우동을 못 먹고 나왔지만 나중에 좀 더 추워지면 친구들과 함께 가서 따스한 정종과 함께 맛있는 초밥 한번 더 먹으렵니다. ^^
전화 : 02-794-8584
위치 : 동부이촌동 금강병원 건너편 > 2024년 현재는 방배동으로 이전 주소는 아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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