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로 나온 라면을 하나 접했습니다. 바로 '건면세대'입니다. 일단 네이밍부터 라면스럽지 않아 관심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워낙 광고 물량이 넉넉해서(?) 거의 쏟아 붓는 느낌이더군요.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고 구입을 했습니다. 그것도 무려 한 박스를 말이죠.. ^^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구입할 때 사실 이게 용기면(컵라면)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냥 해먹는 봉지면이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박스를 뜯었을 때의 황당함은 이루 말하기 힘들더군요.. ^^
건강한 면발이라는 의미의 건면세대
한마디로 이 라면 무척 비쌉니다. 1,100원씩이나 합니다. 더 웃긴 것은 아예 포장에 제품이 유형에 '호화건면류'라고 써놨더군요..ㅋㅋ 일반 컵라면들에 비한다면 분면 호화는 호화죠.. ^^ 제가 볼땐 제품이 지니는 컨셉이고 스토리라고 판단됩니다. 일단 일반 컵라면들과의 차별화를 이루기 위한 최선의 전략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음식은 무엇보다도 맛으로 판단해야겠죠.
정확히 용기의 절반 분량입니다.
봉투를 열어보고 또 한번 더 놀랬습니다. 일단 라면의 량이 무척 적게 느껴졌습니다. 용기는 대용량인데 면은 바닥에 깔리는 수준이더군요. 그리고 나머지는 일반 컵라면과 똑 같습니다. 스프 넣고 김치 블록을 넣고.. 끓는 물 붙고 4분. 짜잔.. 뚜껑을 열어보니 모락모락 맛있는 라면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첫 느낌은 상쾌함이었습니다. 기존의 라면들과 가장 차별적인 것이 이 부분 아닌가 싶습니다.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아 느끼한 맛을 최대한 없앴다는 건면세대만의 특징. 비교적 제품 컨셉과 마케팅 포인트를 잘 잡았고 제품에 잘 소화시킨 느낌이 들더군요. 더구나 MSG(화학조미료)도 없다고 하니 더더욱 안심이 됩니다.
포장 후면에 인쇄된 건면세대의 비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이거 하나 먹고 도무지 간에 기별이 오질 않아 하나 더 먹었습니다. ㅜ.ㅜ 그만큼 성인 남자에겐 다소 량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이야기했던 가격. 효용적인 가치에 비해 너무 쎈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 라면 개발을 위해 새로운 생산라인을 만들고 마케팅에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가격 정도의 가치는 없다고 판단이 되더군요. 아마 당분간 라면 업계가 수익성 강화를 위해 럭셔리 라면 개발과 판매에 혈안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4/20 - 추가내용]
어제 아주 무지하게 술을 마셨습니다. ^^ 속이 말이 아닌 상황인데 빈속이다보니 너 힘이들죠. 결국 사무실에 있는 '건면세대'를 먹었습니다. 캬.. 이게 해장에 참 좋네요.. ^^ 물론 집에서 해주는 콩나물국이나 김치국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나름 없는 상황에서는 탁월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다른 용기면들은 기름기 때문에 느끼한데 이 친구는 아주 깔끔해서 해장하기에도 편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