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빼놓지 않고 해야할 일이 참 많다. 출근하는 것도 그렇고 말하는 일, 전화하는 일 등등 하지만 선택의 여지없이 싫어도 좋아도 마냥 매일 꼭 해야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먹는 일이다.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도 동료들과 나눈 이야기 중 하나.. 결국 늘 먹어도 언젠가는 또 생각나는 음식이 정말 맛있는 음식이라는 것... 솔직히 그렇다. 먹을때는 잘 모르지만 어느날 문득 그 집 음식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집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그냥 장난이나 치기어린 맛의 재주가 아닌 깊은 맛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실 고기처럼 허무한게 없다. 고기란 것이 특별히 재주를 부릴 만한 요리가 아니기 때문에 좋은 숯불과 적당히 숙성시킨 고기와 밑반찬 정도 그리고 맛나게 끓여내는 된장찌개나 혹은 냉면 정도면 일반적인 고기집으로써 손색은 없을 것이다. 솔직히 아무리 유명하고 비싸다고 해도 솔직히 서울시내에 있는 고기집들은 다 비슷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 소개할 이 집을 다녀오기 전까지는 하지만 이런 평범한 사실을 모르고 지낸 것이 못내 억울하다... ㅜ.ㅜ
국도변 허허벌판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는 쉽다.
횡성은 자고로 전통적인 한우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아주 커다란 입간판으로도 만날 수 있다. 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런 생각없이 지나쳤겠지만, 횡성은 추운 산간지방이어서 소의 지방축절률이 타 지역에 비해 높아 육질이 부드럽고 향미가 뛰어나다고 한다. 특히 요즘처럼 속고 속이는 세상에서 제대로된 한우의 맛을 보기전까지는 정말 저게 한우인지 아니면 무늬만 한우인 젖소인지는 전혀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집에 다녀오면 한우에 대한 개념까지 터득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젊은 사장님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이집 .. 둔내IC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우가가든'은 하루 딱 한정된 고기만을 팔기에 오로지 예약제로만 운영이 되는 특이한 고기집이다. 특히 사장님이 잘생기시기도 했지만..(뭐 남자가 봐도 남자답게 잘 생기셨다..^^) 고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또 한번 감탄하게 된다. (가시면 꼭 고기에 대한 설명을 들으시길 권합니다.. ^^)
물론 이집은 고기값이 비싸다. 강남에서 가장 비싼집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아무리 먹고싶다고 해도 무한정 먹을 수도 없다. 그날 나오는 가장 육질이 좋은 고기만을 선별해 제공하기에 늘 부족함이 넘친다.. ^^ 고기를 주문하면 가업의 대를 이어오고 계신 사장님 혹은 동생분이 직접 세팅을 한다. 서울에서 흔한 숯불이 올라오는 것이 아닌 가스레인지 위에 넓은 돌판을 하나 올려놓는다. 숯은 고기를 태울 뿐만아니라 숯 자체에서 나오는 향기 때문에 자칫 고기의 맛을 빼앗길 수가 있기에 가장 고기의 맛을 잘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것은 은근한 불에 살짝 익혀내는 고기란다. 특이하게 등심을 시키면 양파와 파 등이 함께 불판 위로 올라오고 구워진 고기와 함께 먹으면 감칠맛이 난다. 물론 여기 사장님은 처음에는 파 같이 자극적인 아채와 함께 먹지 말라고 하신다. 그만큼 고기만의 맛을 즐길 수가 없기 때문이며 의학적으로도 파와 고기는 잘 맞지 않는다고 한다. 일단 첫번째 고기를 주는데 냅다..집어 소금에 살짝 찍어 고기의 순수한 맛을 즐기며 입에 넣는 순간... 헉... 고기는 어데가고 그냥 스르르 눈처럼 녹아버리는게 아닌가? 난 처음에는 고기가 아닌 솜사탕인줄 알았다. 신비하게도 녹아내리는 그 맛이 황홀하게 느껴졌다.
메뉴판으로는 평범한 고기집과 비슷하다.
빛이 나는 최고급 한우의 등심 부위
저 고기들이 입에 들어오면 그냥 녹고 만다.
김치가 예술이다. 참.. 아래쪽에는 고기 찍어먹는 소스도 보인다.
이 집의 또한가지 신비스러운 맛은 바로 차돌백이 초밥이다. 일단 초절임 밥을 가져오고 아주 최상급의 차돌백이를 불판에 살짝 굽는다. 이후 초절임 밥에 마치 생선초밥처럼 차돌백이를 올려놓고 한 입 베어물면 허걱... 이건 또 무슨 맛인가? 여기 사장님이 직접 개발하셨다는 차돌백이 초밥... 이거 참 물건이고 예술이다. 물론 최상급의 차돌백이이기 때문에 그 맛이 난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서도, 정말 예술적인 풍미가 베어나는 그런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잘 익은 차돌백이는 조만간 초밥과 조우 예정
일명 한우차돌백이초밥...숟가락을 이용하는게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이 집의 마지막 병기는 바로 된장.. 약간 걸죽하게 막장처럼 끓여내는 이 맛이 또 천하일품이다. 밥에 쓱하고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정말 끝내준다.. ^^
예술의 맛을 자랑하는 된장
밥한공기는 뚝이다!
이 집에 다녀온지도 몇달이 지나다보니.. 당시에 우가가든 사장님이 해주신 좋은 고기에 대한 상식을 많이 잊었다. 하지만 그 맛에 취해 가끔씩 나도 모르게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싶어진다.. ^^
우가가든 /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둔내면
전화번호 / 033-342-7661(반드시 예약후 방문 요망)
(첫번째 사진만 Nikon F2, Nikkor 35mm / 나머지 사진들은 모두 Pentax ES II, Super Takumar 55mm를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