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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고여행/일본

[일본_2004] 오사카성(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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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17일(월) – 오사카


먼저 오사카에서 우리 가족이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오사카성이 있는 오사카성공원이었습니다. 자! 목적지가 생겼으니 어떻게 가야하지? 그런데 이런! 아쉽게도 그 흔한 여행책자나 인터넷 정보를 챙겨오지 않아 저희 가족에게 있는 정보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아! 이 막막함이란 그것도 타국에서 말이죠. 그냥 오사카에 가면 당연히 갈 수 있겠지라고 생각을 했죠.(하긴 뭐 그리 틀린 경우도 아니긴 합니다. 길모른다고 잡아가진 않으니까요..^^) 하지만 머리가 나쁘면 육신이 피곤하다고 지금부터 고생의 전주곡이 펼쳐집니다. (그 여행책 한 권만 들고 왔어도 편했을 텐데 후회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나원…)
먼저 지나가는 행인1에게 물었습니다.

“오사카성을 어떻게 가면 되죠?”

음.. 이 사람도 한참을 생각하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자기는 원래 자가용을 타고 다녀서 지하철을 잘 모른다고 하면서 역무원을 붙잡고 다시 물어보고 아주 난리블루스를 추더군요. 그러다가 결국 역 이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다행이죠. ‘오사카성공원역’이 바로 그곳.

하지만 우리가족은 곧이어 또 다시 딜레마에 빠지고 맙니다. 역은 알겠는데 거기까지 가기 위해서는 어떤 노선을 타야 하느냐가 문제였습니다. 오사카도 도쿄만큼이나 지하철 노선이 복잡하더군요. 그리고 환승역도 복잡하고 더구나 전철의 운영회사에 따라 요금체계도 다른 것 같더군요. 좌우지간 오사카에 가시면 꼭 전체 전철노선도를 공항에서 잘 챙기셔야 합니다. 보통 우리 전철은 호선별 노선도와 전체 노선도가 매표소에 잘 나와있죠. 

하지만 오사카만 하더라도 사람이 운영하는 매표소가 거의 없고 태반이 자판기입니다. 그런데도 호선별 노선도는 잘 있어도 전체 노선도가 없다 보니 처음에는 당황할 수 밖에 없죠. 더구나 요금이 한번 탈때마다 5천원 정도씩 없어지는데 손 떨리더군요..^^ 천우신조. 우리의 믿음이 결국 올바른 곳으로 인도되어 무사히 오사카의 순환선을 이해하고 그 곳에서 바로 오사카성공원역을 빙고하고 찾았습니다. ^^

오사카성 그 정체를 들어내다

멀리서 바라본 오사카성

드디어 오사카공원역에 내리니 비가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더군요. 결국 이 놈의 비는 일본 여행 내내 우리 가족만 따라 댕겼습니다. ㅜ.ㅜ 역에서 내리면 공원으로 바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고 그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좌측엔 숲, 중간에는 큰 도로가 있는데 그 도로를 따라가면 오사카성홀이 나오고 분수대가 있습니다. 그 분수대 너머로는 극단사계의 극장이 있고 주변에는 높은 초현대식 빌딩 몇 개가 버티고 있습니다. 그 오사카성홀을 끼고 옆으로 돌아가면 드디어 오사카성의 옥탑방(?)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사카성은 우리 역사로 살펴볼 때 그리 탐탁잖은 장소입니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본거지이기 때문이죠.

먼저 오사카성이 저쪽에 머리만 삐죽 나왔는데 벌써 주위에는 호수로 방어벽이 1차 구축되어 있습니다. 이런 방어벽을 ‘해자’라고 말죠. 하지만 이 해자를 처음 만나는 순간 다소 실망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 해자에는 온통 PET병들이 떠 다니고 곳곳에서는 낚시를 하느라고 아주 정신들이 없더군요.

그 와중에도 인상적인 장면들은 눈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먼저 나무들이 참 잘생겼다는 것, 또 하나는 도쿄 공원에는 까마귀가 많았는데 비해 이 곳에는 비둘기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비둘기들은 먹이를 얼마나 잘 먹는지 아주 우량 비둘기들이더군요. 더구나 비둘기와 심지어 참새들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더군요 너무나 사람들을 잘 따르는 게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오사카성에 가려면 극락교를 넘어간다

그 이름이 사뭇 생각하게 만든다

해자를 돌아 약 5분 정도 올라가니 성과 연결되는 다리가 있는데 그 이름이 ‘극낙교’입니다. 다리에 사용된 돌도 그렇고 성벽을 이루는 돌들도 마치 잉카의 건축물을 보는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짠이엄마는 돌을 쌓아 올린 성벽을 보며 감탄을 연발했죠. 극락교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광장이 나옵니다. 오사카성의 앞 광장인 이곳은 해자 넘어 오사카의 모습이 내려다보이고 광장 주변에는 음식점과 기념품 점 그리고 오사카시립박물관과 광장의 주인인 오사카성의 천수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사카성의 천수각은 입장료 어른이 600엔, 중학생 이하는 무료입니다. 당근 짠이는 프리패스…^^

오사카성 안내 팜플렛

내용은 없지만 깔끔함이 인상적인 전시

망루에서 바라본 오사카 시내 전경

일단 천수각에 들어서면 앞에서 가이드가 무조건 엘리베이터에 태웁니다. 누가 오던 무조건 태웁니다. 이 놈을 타고는 5층으로 올라가서 또 무조건 내려놓습니다. 사실 천수각은 층 높이로 본다면 현대식 건물로는 8층 정도 된다고 봐야 할 듯 합니다. 그래서 5층에서 계단을 통해 더 올라가면 망루에 도착을 하게 되죠. 그곳에서 보는 경치도 괜찮습니다. 날이 흐려 멀리까지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멋지더군요.

망루에서부터 밑으로 내려오면서 히데요시와 그의 일가가 이룩한 각종 업적과 오사카성에 대한 역사를 관람하게 됩니다. 짠이엄마가 정말 신기해하던 절묘한 돌 쌓기에 대한 비밀도 있는데 한참 관심 있게 읽고 나더니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짠이아빠 “뭐래?”
짠이엄마 “응… 비밀이래…”

대체적으로 전시물들은 아주 정갈한 인상을 준다

헉… 뭐 대단한 내용이 있는 줄 알았더니 결국 신비한 일이라며 끝을 맺는다고 하더군요. 사실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오사카의 영웅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에게는 임진왜란을 통해 수많은 양민을 학살한 전범(?) 원수덩어리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한쪽에서는 영웅이 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원수가 되는 아이러니가 어이없긴 하더군요.(이 대목에서 갑자기 일본 수상인 고이즈미의 신사참배가 생각납니다.)

그 오사카성의 천수각에는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초상화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무사라는 이미지 보다는 아주 영악한 정치인의 모습을 하고 있더군요. 하지만 전시 스타일은 정말 깔끔하게 잘 정돈된 느낌이어서 보기에는 좋았습니다. 전체를 돌아보는데 약 40분 정도 걸렸습니다. 광장으로 나온 짠이는 타이거 아이스크림을 무려 250엔에 사먹으며 달콤한 오후를 즐겼고 저와 짠이엄마는 당장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은 하늘을 보며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일본에서의 첫 저녁은 인스턴트 라면

다시 역으로 내려와 오사카의 명동이라는 ‘남바’라는 곳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온통 상점들뿐이고 특별히 한국과 다른 무엇은 찾을 수가 없더군요. 더구나 날도 어두워지고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던 때문인지 피곤이 몰려와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사가지고 가서 끓여 먹자는데 온 가족이 동의하고 숙소 앞에 있는 로손 편의점에서 라면 몇 개를 골랐습니다. 한국의 라면과 그 맛의 느끼함이 가히 상상을 불허하기에 신중하게 라면을 고르고 전 맥주와 땅콩을 하나 덤으로 사서 들어왔죠.

짠이엄마가 선택한 라면은 성공적이었습니다. 국내 라면과 유사한 맛이었기 때문이죠. 짠이엄마와 짠이는 아주 맛있게 먹었고 제가 고른 약간 매운 맛이 날 것 같은 사천 어쩌고 하는 면은 그야말로 밍밍했습니다. 결국 그래도 다 먹었지만 윽! 그 밍밍함이 아직도 입에 남아 있군요… ㅜ.ㅜ

일본 여행 내내 비는 우리를 따라다녔다. 우수에 젖은 짠이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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