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장어탕 혹은 일본어로는 아나고탕이라고 한다. 어렸을 때 어머니는 아나고라고 하셨는데 자라면서 보니 이제는 장어탕이라는 것이 아주 보편적으로 쓰이고 이제는 아나고라는 말 자체가 그다지 의미가 없어져서 참 다행이다. 여름 보양식으로도 아주 괜찮은데 꼭 느낌은 거대한 추어탕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아주 맛있는 추어가 씹히는 그런 멋진 탕이 아닌가 싶다.
가게는 당산역 주변에 있는데 작은 사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위치가 애매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그런 애매한 곳이다. 제대로 열심히 찾아가지 않으면 눈에 잘 보이지 않으니 두 눈 부릅뜨고 찾아보시길.
첫번째로 나오는 반찬들이 모두 실하다. 역시 내공이 있는 집이다 싶었다.
별거 없다. 시원한 김치와 풋고추 그리고 쌈장 그리고 화룡점정이었던 낙지젓갈. 개인적으로 김치도 정말 맛났지만, 저 낙지젓갈은 몇 번 리필해서 먹었던 기억이다. 맨 밥과의 궁합이 정말 좋았다.
바로 요것이 낙지젓갈의 자태인데 주방에서 다른 양념으로 버무리니 맛이 없을 수 밖에 없다.
점심시간인데 반주가 한 잔 돌았다.
그 덕분에 맛을 보게 된 돌문어 숙회. 이게 참 별미다. 아주 깔끔하고 자연의 맛 그대로였다. 물론 소주와의 궁합이 예술이었다.
이것이 참장어탕의 비주얼이다. 별거 없는데 부추와 국물의 자태를 보면 진짜 추어탕과 아주 흡사하다. 맛도 사실 흡사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애매했다. 이게 추어탕인지? 아니면 참장어탕인지를 말이다.
오호라. 수저를 넣어보니 전복 하나가 등장한다. 참장어탕에 전복이라. 이런 호사가 어디있나. 이 참장어탕이 바로 15,000원이다. 아주 저렴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싼 것도 아니고 이런 경우는 그냥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해야할 듯싶다. 참장어탕은 원래 남쪽에서 많이 먹던 음식이다. 특히 부산과 제주가 그 고향이라고해도 될 정도다.
그리고 재미있게 여기는 밥을 비벼 먹을 수 있게 양푼에 담아준다. 장어탕을 열심히 먹다가 이렇게 양푼에 밥을 비벼 먹으니 새로운 느낌이다. 원래 요즘에는 절대 과식을 하지 않는데 이날은 치팅데이처럼 엄청 먹었던 느낌인데 나중에 전혀 부담이 없었다.
전반적으로 반찬 괜찮고, 참장어탕도 깔끔하니 냄새 없이 건강한 맛이고, 마지막에 주는 비빔밥도 괜찮았다. 아주 강력하게 추천하기는 힘들지만, 나름 그 동네에서는 좀 하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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