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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인문학

물회, 뱃사람의 음식

음식문화연구가 푸드라이터 2020. 7. 8. 09:45

예전 뱃사람들은 물고기를 잡으며 급하게 한 끼를 떼워야 했다. 바다 위에 있으니 당연히 물고기는 흔했을 것이다. 하지만 바쁘다 보니 회를 쳐서 여유 있게 즐길 시간은 없었다. 한 그릇 후루륵하고 끼니를 때우거나 고된 뱃일을 술기운으로 하다 보니 안주와 해장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물회이다. 뱃사람들이 회를 물에 말아 후루룩하고 먹었던 것. 물이 귀했기에 물과 끼니를 한 번에 해결했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물회

그렇게 뱃사람만의 배 음식이었던 물회가 포항 북구 덕산동에 있는 영남물회라는 곳에서 허복수 할머니의 솜씨로 육지로 올라온 것이 지금 물회의 시작이라고 한다. 허복수 할머니는 선장이던 할아버지께 물회를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는 막상 식당에서는 물회를 해장 음식으로 파셨다. 그래서 포항에서는 물회를 다른 말로 ‘술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덕분에 물회의 고향은 포항이 되었다. 본인이 먹어본 물회의 시작은 포항이었고, 또 그 첫 물회 이상의 물회를 만나본 적도 없다. 

 

매콤한 육수를 넣어 먹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름에는 살얼음이 낀 육수를 넣어 냉면처럼 시원하게 먹으면 속까지 시원한 것이 별미이다. 보통 포항에서는 흰살생선과 오징어를 주로 사용한다. 그리고 된장과 고추장의 비율이 동네마다 조금씩 다른 것도 재미다. 그래서 어디를 가나 비슷한 재료이지만 맛은 천차만별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식사로 하기 위해 국수를 말아 먹었는데 뱃사람들은 물회에 밥을 말아 먹는 경우도 있다. 

 

전복 물회

희한하게 물회는 남해 쪽에서는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바다 건너 제주도에서는 자리돔으로 만든 자리돔 물회가 인기다. 그러나 자리돔이 가시가 조금 억센 생선이다 보니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제주에서는 한치물회가 자리돔 물회보다는 더 먹기 좋았던 기억이다. 

 

자리돔 물회

예전에는 냉면처럼 소박한 음식이었지만 최근에는 고급스러워졌다. 기본 생선회에 전복이나 각종 해산물을 더해 거한 해산물 파티로 물회를 업그레이드 시켜 먹는 경우가 늘고 있다. 덕분에 이제는 뱃사람들의 평범한 음식에서 회를 앞지르는 고급 음식이 되어가는 중이다. 물회는 평범하고 소박하게 우리 식탁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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