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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log

심야식당, 맛과 감동이 있는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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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볼 때는 세상 참 편하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만화 속에 빠져 이런저런 상상을 작가와 함께하는 그런 호흡을 느낄 때 만화를 보는 작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골프를 배우면서 ‘골프 천재 탄도'에 빠졌고, 맛집을 돌아다닐 즈음 친한 후배의 소개로 ‘미스터 초밥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자전거를 탈 때는 ‘내 마음속의 자전거', 술에 빠졌을 때는 ‘신의 물방울'과 ‘바텐더'를 재미있게 봤다. 일본에는 식도락 관련 책이 많다. 그중 단연 일본 음식의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맛의 달인'은 아직도 읽고 있다. 우리 만화의 자존심 ‘식객'도 있지만, 일본 만화의 스토리텔링에 더 감흥 하는 나는 도대체 무엇인지? 그냥 솔직한 심정이다. 우리 만화는 스토리에 대한 강박관념이 만화 자체에서 느껴진다. 그래서 만화를 보다 보면 왠지 어색하고 불편하다. 그런데 일본 만화에는 큰 흐름은 없지만, 잔잔한 스토리로 감동을 선물해준다. 


이번에 본 ‘심야식당'이라는 만화도 그랬다. 일본 TV드라마 ‘히어로'의 ‘아루요(あるよ) 아저씨(메뉴 중 뭐가 있냐고 물어보면 있다는 뜻의 일본어인 아루요를 외치던 캐릭터)’같은 느낌의 마스터 쉐프. 그는 꼭 밤에 식당 문을 열고 아침에 문을 닫는 묘한 심야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심야라는 의미는 치열한 하루를 마감하면서 가장 인간다운 시간이 아니냐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 있는 듯하다. 다섯 권을 게 눈 감추듯 보고 말았다. 하나하나의 스토리가 단편처럼 지나가지만, 때론 웃음을 때론 슬픔을 때론 감동을 전해주며 인간 내면을 그대로 들어내는 심야식당의 모습을 그려간다. 


심야식당은 19금 주제도 섞여 있다. 일본이 성을 표현하거나 상품화시키는 것에서는 우리보다 더 개방적이기에 다소 민감하다 싶은 등장인물이 만화를 이끌어가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다. 웃기게도 그런 문화에 익숙해지는 묘한 맛이 있는 만화. 한국의 김치도 에피소드에 등장하고, 한국 여성과 일본 남성의 러브스토리동 등장한다. 전체적으로 스토리 자체가 거북하지 않고 민망하지도 않아 만화를 보는 나도 행복했다. 


지난해 말 일본에서는 심야식당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었다고 한다. 갈등이다. 만화의 감동과 재미가 드라마를 보고 희석되어 버리면 난감할텐데.. 그래도 용기를 내어서 한번 봐야겠다. 1편만 보고 아니다 싶으면 재빨리 만화로 다시 돌아와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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