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많이 와본 것은 아니지만 어느덧 짠이도 1년하고 절반을 넘기고 있고, 나도 그 사이 4번 정도 2주씩의 체류였으니 벌써 2달 정도는 뉴질랜드에 머문 꼴이 되었다. 처음 왔을 때 네이피어 공항에서 집이 있는 헤이스팅스로 오는 동안 마치 달력에서나 보던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던 기억이 엇그제인데 이제는 그 풍경도 낮설지가 않고 평범해지니 사람의 마음 참 간사하다.
시골 생활을 접고 오클랜드라는 대도시로 접어든지 아직 1주일이 되어가지 않는 지금 어설프게 오클랜드 생활을 평가한다면, 여기는 그냥 서울이라는 생각이다. 본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한국말만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은 곳. 풍경은 뉴질랜드인데 사는 것은 서울 같은 조금은 황당함. 아이들의 교육도 학교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고 한국으로 돌아갈 아이들은 한국에서처럼 과외를 받는 곳.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교육은 교육이고 여가는 여가. 오클랜드에서의 여가는 대부분이 천연의 자원인 바다와 함께 한다. 조금만 차를 타고 나가도 멋진 해변이 펼쳐지고 한여름인 지금 바다를 즐기는 인파가 만만찮다. 역시 뉴질랜드도 도시는 사람으로 북적거린다. 오클랜드 북쪽에 아시안이 주로 많이 사는 신흥 주택단지인 알바니(Albany)에서 차로 약 15분만 가면 브라운스 비치(Browns Beach)라는 해변이 나온다. 잔디밭 공원 넘어 모래사장이 있고 모래사장 넘어 얕은 바다가 펼쳐지는 이곳은 브라운스 베이 해변이다.
아이들은 모래만 보면 신이 난다. 짠이도 여러아이들과 섞여 열심히 모래장난을 치더니 수영복이 한가득 모래로 범벅이 된다. 어설픈 서핑도 즐기면서 한참을 놀더니 결국 모래찜질을 시작했다. 아쉽게도 물이 들어와서 조개를 잡지는 못했지만, 물이 빠지면 조개도 잡을 수 있다고 하니 역시 아이들 놀이터로는 그만이 아닌가? 흙과 물 그리고 바다와 바람을 맞으며 자라는 짠이가 더 큰 꿈을 키워가길 태평양을 바라보며 가슴 속으로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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