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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마시고

까델루뽀, 효자동 한옥 이탈리안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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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문득, 일을 함께 하고 있는 클라이언트로부터 날아온 메신저. 날만 잡으시죠. ^^ 뭘까? 아하.. 송년회. 어려운 경기여건에서도 비용 절감에 대한 압박이 대단할텐데.. 무조건 쏘겠다는 클라이언트. 결국, 모든 것을 맡기고 따라간 효자동 골목 어귀. 그 골목을 보니 대학 1학년 풋풋한 첫사랑 여친과 함께 효자동을 거닐다가 불신검문을 당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 효자동 골목에는 자그마한 한옥이 있었고 까델루뽀(늑대의 집)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그 한옥의 주인이었다.

한옥 머리에 달려있는 까델루뽀 간판

정갈하게 세팅해놓은 자리

산타스러운 장식

하나는 와인잔, 하나는 물잔

역시 한옥의 운치가 좋다.

겨울 저녁.. 해가 떨어진 밤이어서 밖에서 한옥의 예쁜 모습을 감상하기 힘들었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작은 마당이 있고 마루가 있었음직한 곳에는 홀이 있고 홀 건너편 대문 바로 옆에는 테이블 하나가 딱 들어가는 호젓한 사랑방이 있다. 나름 운치와 멋을 잔뜩 살려 놓은 까델루뽀. 과연 음식 맛도 좋을까? 기대가 점점 커진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빵이 먼저 나온다.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구워오는 빵이기에 아주 싱싱하고 맛깔나다.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를 함께 먹으면 빵만으로도 식욕이 돋는다. 이어서 나온 샐러드.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가 나오는데 재료의 품질이 괜찮다. 그러나 전체적인 맛의 발란스는 조금 평범하다.

바로 구워나오는 빵

까델루뽀의 와인리스트 밖에는 코르크 마개로 장식을 했다.

이날 먹었던 호주 와인, 아주 심플하면서도 소프트한 레드이다.

이어 등장하는 스파게티들 날치알 스파게티와 깔보나라의 걸죽한 크림맛이 뛰어나다. 다른 조개가 들어간 스파게티도 나왔는데 특히 오늘의 메뉴 중에는 날치알과 깔보나라가 가장 뛰어난 맛을 선사해주었다. 뒤이어 등장한 닭고기와 그린홍합은 조금 평이했다. 역시 한국 사람에게 식은 홍합은 위와 입에 조금 부담스러운 것 같다.

재료의 품질이 뛰어났던 샐러드

날치알 스파게티, 괜찮았음.

깔보나라 스파게티, 역시 괜찮았음.

이건 마늘만 괜찮았음.

평균보다 조금 못했던 닭구이

견과류 같은 소스가 토핑된 그린 홍합, 그다지 권하고 싶지는 않음.

이렇게 포도주 한 병과 함께 전체 풀코스를 마치고 이어진 호프집에서의 2차에서 재미있는 사태가 발생했다. 함께 자리를 빛내주신 모 팀장님의 폭탄제조습관으로 인해 술을 못하는 처자들에게 특별히 제조된 폭탄이 하사되었으니 바로 오렌지쥬스 + 우유 폭탄.. 가히 엽기적이랄 수 있는 이 폭탄을 안 먹어봤으면 말을 하지 말 정도. 옆에서 소맥을 선택한 내가 보기에도 역겨워보일 정도였다. ^^

그렇게 효자동 언저리에서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기분이 좋다. 이미 포도주와 소맥으로 내 몸은 하늘을 나는데 눈까지 내리다니... 무엇을 먹든, 무엇을 하든 역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모든 것은 추억이 된다.

[업소 정보]
상호 : 카델루뽀 Ca DEL LUPO
주소 : 서울시 종로구 효자동 39-1
전화 : 02-734-5233
홈피 : www.cadellupo.co.kr (08년 12월 현재 홈페이지 개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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