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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뉴질랜드 골프장 네이피어 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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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 때 뉴질랜드에서 매일 골프만 쳤습니다. 솔직히 너무나 저렴해서 안치고는 못 견디겠더군요. 하지만, 귀국 전날이 토요일이어서 아쉽게도 주말에는 부킹을 하지 않으면 못 친다고해 조용히 쉬고 있었더니 오후에 전화가 울리더군요. 괜찮은 골프장에 전화를 해봤더니 오후 3시 이후부터는 오는 순서대로 라운딩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총출동을 했죠. 그곳이 바로 네이피어 GC이었습니다. 그곳 회원권(아마 연간 60만 원 정도)을 가지고 계신 분의 아이디를 빌려 왔더니 단돈 10불이더군요. 이것도 주선해주신 분이 내주셔서 결국 접대 골프를 받고 말았습니다.

18홀을 다 돌고 들어오며 찍어서 어둡군요.

너무 서둘러서 그랬는지 몸도 안 풀린 채, 처음 방문한 곳이라 약간 어리둥절한 상황에서 첫 홀 티박스에 올라섰습니다. 올라서고 보니 계속 라운딩을 돌던 마레누이 골프장보다는 페어웨이가 훨씬 좁아 보이더군요. 좀 긴장을 하게 되고 첫 홀의 드라이버는 완전 실패. 

첫 홀은 안내해주신 분과 함께 돌고 이내 두 번째 홀부터는 아내와 둘만의 라운딩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내는 골프를 배운지 석 달이 안되었는데도 연습을 실전처럼 했더니 라운딩하는데 불편이 전혀 없더군요. 드라이버는 제가 감탄할 정도로 정말 잘 칩니다.

1번홀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나무

1번홀의 수호신인 나무

2번 홀부터는 골프장 앞 국도를 넘어가 쳐야 하는데 홀이 안보일 정도로 오르막 홀이었습니다. 이때부터 네이피어 GC의 진면목을 보게 됩니다. 좁고 긴 상당히 다이나믹하고 남성적인 골프장이더군요. 홀 주변에도 높낮이가 있어 초보는 쉽지 않을 정도로 난이도가 있습니다. 그래서 홀 주변에서 속칭 설거지를 하는데 아내가 많이 헤맸습니다.

하지만 오후 3시가 넘어가니 라운딩하는 사람이 거의 없더군요. 저희가 마지막 팀이라서 그때부터는 여유롭게 황제골프를 즐겼습니다. 역사가 100년이 되었다는데 그 전통의 기품은 코스 여기저기에서 느껴지더군요.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나무와 쓰러져 잘라낸 나무의 밑동, 코스 어디에도 사람 흔적은 전혀 없어 대자연 속에 나와 아내 두 사람만이 남아 골프를 즐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넓고 자연스러운 것이 네이피어 GC의 특징

짠이엄마의 석 달된 일품 샷

어딜 돌아봐도 그냥 그림이더군요.

6번홀 그린 사이드에 있던 잘생긴 나무

9번홀에서 보이는 길건너편 클럽하우스

9번홀에서 다시 10번홀로 가기 위해 길을 건너야 합니다.

그런데 해가 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 마지막 18홀에서는 거의 볼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이곳에는 조명 시설도 없어서 그냥 쳐야 했죠. 캐디도 없는데 놀랍게도 3시간 만에 18홀을 돌았더군요. ㅋㅋ

기억에 남을 만한 네이피어 GC. 정말 그런 홀가분하고 여유로운 기분으로 라운딩 한 번 더 해봤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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