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글은 최근에 다시 티스토리 편집기에 맞춰 수정한 글입니다.
베이징 방문했던 시절은 벌써 20년이 지난 2005년 가을쯤이었습니다.
오늘은 먹는 이야기로 바로 '북경 작장면'을 한번 선보이겠습니다. 후배와 함께 조금 늦은 점심이 되어 고민하다가 외국 여성 여행가가 추천한 '북경 작장면대왕'이라는 집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어렵게 택시기사에게 영어 이야기하면서 책을 보여주며 간신히 찾아갔죠. 정말 기적이었습니다. 영어 못 알아 듣기로 유명한 중국에서 손짓 발짓으로 특정 음식점을 찾아가다니 말이죠. 찾아간 곳은 바로 '老北京炸酱面大王'이라는 정말 거창한 이름을 가진 전통 중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었습니다.
일단 해외 여행 책에 나올 정도로 북경의 명소인데 가게의 낡음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올림픽 즈음해서 좀 고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중국 무협 영화에 나오는 아주 좁은 의자와 지저분한 탁자가 즐비했습니다. 조금 늦은 시간이었지만 외국인들도 많더군요. 일단 외국인이 들어오면 영문으로 된 메뉴가 있어서 그나마 중국어를 일절 모르는 우리에겐 다행이었습니다. 시킨 음식은 총 4개. 일단 '소고기 누들'과 유명한 '작장면' 그리고 새우와 닭요리 이렇게 시켰습니다.
먼저 나온 음식은 바로 우육탕면. 진한 육수에 수타면과 장조림 같은 소고기를 넣은 아주 간단한 요리였습니다. 정말 왕 느끼하더군요. 면은 쫄깃쫄깃 맛이었지만, 국물이 우리의 상식처럼 시원하기 보다는 장조림에 물을 타서 끓인 것처럼 느끼했습니다. 더구나 고기도 퍽퍽 하여 완전히 실패작... ㅜ.ㅜ 유일하게 북경에서 먹은 요리 중 남겼습니다... ^^
두 번째는 새우탕수육. 이거 아주 명물입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우리네 탕수육과 아주 닮았는데 우리의 탕수육처럼 전분 즉, 소스가 많지 않아 끈적이지 않았고 파인애플과 새우 그리고 순살 닭고기와 각종 견과류가 씹히는 맛이 예술이었습니다. 이것과 함께 나왔던 사천식의 비교적 매운 닭요리도 고추를 기름에 살짝 볶았는데 그 소스와 고추의 알싸하게 매운 맛이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특징은 땅콩과 비슷한 견과류가 통으로 들어가는데 매운 와중에 견과류가 아싹하고 씹히는 맛이 아주 예술이더군요. 특히 견과류를 씹을 때 나는 고소한 향이 전체 맛과 어우러지면서 절묘한 맛이 나더군요.. 정말이지 한국에선 먹어볼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짜잔.. 드뎌 이것이 북경작장면입니다. 음식을 나르는 방식부터 좀 특이한데.. 먼저 면만 담긴 그릇과 작은 그릇에 각종 채소를 별도로 담아 나옵니다. 손님 앞에서 그 작은 그릇에 담긴 채소들을 면 위에 휙휙 마치 쇼를 하듯 일사불란하게 넣습니다. ^^ 이때 소리도 아주 경쾌합니다..^^ 그리고 손님 앞에 춘장(베이징식 작장)과 함께 내려놓습니다. 처음 볼 때는 약간 두렵습니다. 좀 지저분해보이기도 하고 북경식 작장도 그냥 된장 같아서 먹어보기 좀 난해한데 쓱쓱 비벼서 한 입 먹어보면 모든 편견은 사라지고 맛의 진수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
너무 과찬인지는 모르지만 우리식 자장이 좀 달달하다면 베이징 작장면은 담백한 맛이 나기에 한 번쯤은 경험해볼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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