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시작한 와인 마시기. 기껏 마셔봐야 1, 2만원대의 와인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재미가 서서히 생기는 것 같습니다. 포도와 산지에 따른 맛의 차이 정도, 향과 미각의 차이 이런 것들을 느끼며 천천히 마시는 게 나름 재미있더군요. 며칠 전에는 집에서 마시기 위해 와인 한 병을 샀는데 보통 집에서는 한 병을 열면 다 마실 수가 없습니다. 집에서 술을 하는 유일한 사람이 저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와인을 사면서 예전부터 벼르던 와인 세이버를 같이 구입했습니다. 와인은 1만7천원인데 세이버는 1만8천원 하더군요.
배큐빈(Vacuvin)이라는 네덜란드 전문회사의 제품입니다. 진공 와인 세이버(Vacuum Wine Saver). 마시던 와인은 공기와 접촉을 하게 되면 48시간 안에 산화되어 맛과 향이 형편없이 변하고 또 위장에도 좋지 않은 초산으로 변질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은 와인은 병 채 마개를 닫고 그 안의 공기를 빼내어 최대한 산소와의 접촉을 줄여주는 게 보관의 포인트가 되는 것이죠. 완벽하지는 않아도 그나마 저렴하게 보관하는 방법이 이 진공 와인 세이버입니다. 완벽하게 하려면 질소를 집어 넣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집에서 그 정도는 오버인 것 같고, 가격도 적당한 듯 해서 과감히 질렀습니다.
이 진공 와인 세이버는 두 개의 부품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직접 병을 막게 되는 진공 마개와 병 안의 공기를 빨아내는 진공펌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개는 마치 고무 같은 재질로 되어 있고 펌프는 흰색 플라스틱으로 단순하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참 편하고 쉽고 신기하더군요. 일단 먹고 남은 와인 병에 진공 마개를 눌러 끼웁니다. 그리고는 펌프를 그 마개 위에 올려놓고 펌프질을 하면 와인 병 속의 공기가 쉭쉭 소리를 내며 빠져나옵니다. 그리고 공기가 다 빠져나오면 '클릭, 클릭'하는 딸깍 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그게 다 되었다는 신호음이더군요. 정말 신기합니다. 전혀 추가적인 기술이 필요 없고 여자들도 아주 간편하게 다룰 수 있을 정도로 편합니다.
다시 마실 때는 마개 위에 뽈록 튀어나온 부분을 옆으로 누르면 쉭~! 하고 공기가 주입되면서 마개가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것은 마개만 별도로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와인을 여러 종류 놓고 집에서 마실 때는 부담이 없을 듯 하더군요. 더구나 탄산음료를 제외한 꼬냑, 브랜디, 위스키 등 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참, 한가지 주의할 점은 진공마개를 끼운 와인(즉 먹던 와인)은 반드시 세워서 보관하라고 되어 있더군요. 아마도 눕히게 되면 마개가 열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양입니다. 더구나 마개를 완전히 뽑지 않고 와인을 마시려면 이중으로 되어 있는 마개의 중간 부분을 열어 윗 뚜껑만을 따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을 보니 온라인 샵에도 많이 있더군요. 대부분 23,000원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분당 삼성프라자 지하 1층 와인샵에서 구입했는데 1만8천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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