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컴퓨터의 신제품 발표는 극적이다. 스티븐잡스가 오랜 방황을 접고 다시 애플의 CEO로 복귀한 이후 새롭게 내놓은 데스톱 컴퓨터인 'iMac'. 이것의 발표로 쓰러져가던 애플을 다시 살려낸 그의 능력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늘 그가 내놓은 기념비적인 제품들은 맥월드 엑스포를 통해 발표되어 왔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 행사에서 행해지는 스티븐잡스의 기조연설(Keynote)을 주목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올해는 애플과 스티븐잡스 모두에게 기존과는 사뭇다른 해가 되고 있는 듯 하다. 이미 많은 분들이 소개하고 소문으로도 회자되었던 애플의 아이폰(iphone)이라는 걸작품이 이 날 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제품의 성능에는 별 관심이 없다. 단지 그 제품이 담고 있는 스토리에 주목하는 것이 나의 직업정신이다.. ^^ 물론 제품 자체가 혁신이고 또 잘 기능해야 좋은 스토리가 나올 수 있지만 애플의 신제품들에게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스토리가 존재한다. 때론 그것이 보여지는 비주얼적인 요소들로도 대변이 되고 때론 그것이 인터페이스라는 사용성의 요소로도 설명이 되겠지만, 아이폰은 애플이 회사명을 바꾸면서까지 혼신의 힘을 불어넣은 모습이 그의 프레젠테이션에서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아이폰의 외형을 설명하는 잡스
직접 시연하는 잡스
직접 전화를 시연해 보여준다
사파리를 이용한 웹브라우징
세로가로에 따라 자동으로 조정
야후의 제리양이 찬조출연
메일은 야후, 검색은 구글과 협력
4G - 499불, 8G-599불
PC 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큰 모바일 시장
그날을 기점으로 애플컴퓨터에서 애플이 되었다
1시간반의 프리젠테이션 마지막은 음악이 장식
아이폰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핵심 몇가지는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의 폰들은 모두 도스나 IBM PC같이 쓰기 힘들고 불편한 것들이었지만, 소비자들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모두들 불쌍하게도 그런 사용자 비친화적인 제품들을 써왔다. 그러나 아이폰은 다르다. 아이폰은 도스 시대에 새로운 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제시한 맥처럼 이제 모바일에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디바이스의 이노베이션이라는 것.
이미 아이폰 이전에 아이팟을 통해 컴퓨터가 아닌 디바이스 시장에서 큰 재미를 보기 시작한 애플컴퓨터는 이제 회사명에서 컴퓨터를 과감하게 버리고 애플이라고 할 정도로 아이폰에 거는 기대는 사뭇 크다. 프리젠테이션에서 잡스가 비교한 것처럼 기존의 컴퓨터 시장에 비해 모바일폰 시장의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물론 애플은 그 시장의 선두업체가 아니다. 그리고 이미 모바일 시장은 쟁쟁한 기업들의 선점구도가 워낙 탁월한 분야이기도 하다. 그런데 또 한편 곰곰히 생각해보면 애플만큼 매력적인 기기를 디자인할만한 회사도 없는 것 같다.
이상하게도 애플의 손을 거치면 같은 기기에도 매력이 느껴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단지 디자인의 차이일까?.. 아니다.. 단언하건데 그것은 개발초기부터 그 제품에 생명을 불어넣는 스토리가 설정되기 때문이라고 본다. 만약 단지 기기를 기계로만 개발 한다면 그 기기는 그저 차가운 기계일뿐이다. 하지만 잡스는 단순히 기기를 만들지 않는다. 그는 비록 그 기기의 생명적인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이 좀 덜하더라도 기기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그의 기기에는 스토리가 충만한 것이다.
사실 난 아이폰을 프리젠테이션으로만 접했다. 인터넷을 통한 영상 프리젠테이션. 그래서 이 제품에 대한 리뷰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된다. 아이폰은 미국에서 올 6월에 출시될 예정이며, 아시아에서는 내년에나 출시될 예정이다. 과연 상표권 분쟁(시스코가 소송을 걸듯하다.. )과 기존의 쟁쟁한 휴대전화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잡스는 또 어떤 스토리를 그려갈지 앞으로의 대하소설이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