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부터 군것질하면 떡볶이만한 것이 없었다. 학교가 끝나고 돌아오던 길. 지금은 기다란 홍대앞 카페거리 공공주차장이 그 옛날에는 당인리화력발전소로 석탁을 실어나르던 기차가 다니던 철길이었다. 그 길 넘어에 작은 포장마차가 있었고 당시 연세가 그긋하셨던 아주머니가 맛있는 떡볶이를 10원에 1줄 인가에 파셨다. 우리 꼬맹이들은 그 포장마차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으면 아주머니가 주문에 따라 앞으로 떡을 밀어주셨고, 서비스로 떡 반줄을 더 주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은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지만, 간혹 그 거리에 가면 떡볶이 생각이 간절하다. 대학 시절이었나? 이미 그 아주머니가 하던 포장마차는 없어진 그곳에 푸드트럭 같은 것이 들어섰는데 조폭인 것처럼 몸에 문신이 있는 사람이 운영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때는 사실 별로 찾지는 않았는데 막상 홍대를 떠서 옛추억을 기억하며 다시 찾을 때면 떡볶이가 늘 간절하다. 그 푸드트럭에 자리를 잡고 있던 떡볶이는 <홍대조폭떡볶이>라는 상호로 분점을 가질 정도로 성장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본점과 2호점 모두를 선호한다. 솔직히 2호점을 더 자주 가는데 역 근처이고 본점보다 조금 더 한산하기 때문이다. 혼자서도 자주 가는 편. 가게 되면 떡볶이와 튀김범벅을 먹는다. 늘 한결같은 맛이다. 퀄리티보다는 그 한결같은 맛 때문에 기억이 나는 것 같다. 변하지 않으니 언제 가서 먹어도 추억의 맛이 그대로 소환이 가능한 것. 개인적으로는 그것을 먹으며 옛날 어린 시절을 추억한다. 추억이 담긴 음식은 무얼 먹어도 맛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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