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날 벨기에 화이트 맥주로 유명한 ‘호가든’을 인제야 마셔봤습니다. 맥스에만 빠져 있자니 좀 심심해서 오늘은 마트에 갔다가 이런저런 수입 맥주를 샀습니다. 맥주 안주로는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굴도 두 봉지 샀습니다. 호가든은 맥주 고르면서 늘 보던 브랜드인데 한 번도 손이 가질 않았지만, 벨기에가 화이트 맥주의 본고장이라고 하니 더욱 그 맛이 궁금했습니다.
병 뒤를 보니 호가든을 잔에 따르는 방법이 상세히 그려져 있더군요. 먼저 잔에 2/3를 따르고 나서 맥주가 남아 있는 병을 돌려 거품을 만들어 다시 잔에 따르는 방법. 이게 호가든 맥주를 즐기는 방법이랍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호가든의 기원은 1445년 수도원에서 만들던 맥주 생산 방법이 밀 농사 짓던 호가든 마을로 전파되어 호가든만의 화이트 맥주를 만들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호가든 육각의 전용 유리잔에 따라 마셔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군요. 일단, 전용잔은 없어서 패스하고 맥스 전용잔에 따라보니 색은 조금 탁한 황금색, 밀맥주 답게 거품은 기품있게 올라옵니다.
그런데 문제는 향(냄새). 호가든 만의 독특한 코리엔더와 오렌지 향이 저에게는 화장품 냄새로 느껴지니... ㅜ.ㅜ 아주 난감했습니다. 더구나 안주는 굴. 이것이 화장품 냄새를 두 배로 강하게 느끼게 해주더군요. 결국, 화장품 냄새와 굴의 독특한 향이 전혀 어울리질 않아 호가든과 굴 모두 중간에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음식 궁합이 안 맞은 것일 수도 있는데 이거 정말 힘들더군요. 독일산 밀 맥주를 먹었을 때는 좋았는데 호가든의 그 독특한 향이 힘들었습니다. 굴이 아닌 다른 냄새가 좀 덜한 안주와 함께했다면 조금 상황은 다르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은 남았네요. ㅜ.ㅜ
처음 맛본 호가든의 화장품 냄새가 너무 강력하게 각인이 되어버리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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